[장윤호의 체인지업] 강정호 음주·도주·은폐를 바라보는 ML의 시각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12.03 06:30 / 조회 : 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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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AFPBBNews=뉴스1


음주 운전에 관한 현행 법규에 의하면 음주 사실을 알고도 음주 운전을 방조하고 동승했을 경우 동승자도 방조죄로 처벌을 받게 돼 있다.

2일 새벽 2시48분 서울 강남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의 강정호의 경우 본인이 아닌 동승자가 운전한 것으로 은폐하려 하다가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동승자가 남자 한명이며 야구선수가 아닌 자영업자로 음주운전 방조죄 여부는 현재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강정호 음주 운전 사고를 보도하면서 지난 7월 시카고 원정 중에 발생한 성폭행 혐의 사건도 보도했다. ‘강정호가 경기장 밖에서 벌어진 심각한 사건에 연루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기사를 썼다. 성폭행 관련 건은 알려진 직후 피츠버그 구단이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결국 강정호는 기소되지 않았고 수사는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강정호로서는 자칫 망가질 뻔 했던 성폭행 연루 이미지를 천신만고 끝에 성적으로 어느 정도 만회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음주 사고에 도주 은폐 시도까지 자초하고 말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근 외국인 용병 선수를 선발하는 기준이 바뀌었다. 과거 ‘무조건 잘하는 선수, 인성은 다음이고 잘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팀 플레이를 해야하며, 성실하고 배울 것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도 성장과 교육 환경이다. 교우 관계도 중요하다. 그 다음이 발전 가능성과 기량이다. 메이저리거들의 주요 공급원인 중남미 출신 선수들이 팀에 들어와 융화하지 못하고 사고를 친 경우가 많았다. 그들 중 일부는 대형 계약을 하고 나면 야구와 팀에 대해 나몰라라 하기도 했다. LA 다저스가 쿠바 출신 대형 선수 야시엘 푸이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그 때문에 메이저리그의 관점에서 볼 때 외국인 용병인 도미니카 쿠바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 출신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지는 않다. 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를 들어가 보면 그들은 그들끼리만 어울린다. 그들이 쓰는 스페인어로 그들끼리 소통한다.

글쓴이는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면서 많은 차별을 경험했다. 메이저리그 초기 선발 등판하면 구심에게 인사를 했을 정도로 예의 바른 LA 다저스 박찬호가 인종 모멸적 발언에 격분해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할 정도였다.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한국 출신 선수들에 대해 관대했다. 김병현의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손가락 사건 때나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을 때도 미국 언론과 구단에서는 이번 강정호 사건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었다.

글쓴이는 강정호의 연속된 사고 혹은 실수로 인해 메이저리그와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시각이 무너질까 더 걱정이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우리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이다.

강정호가 음주 사고를 일으켰을 때 ‘WBC 출전 어떻게 하나?’ 의문을 가지는 것은 현실과 너무 동 떨어진다. 당연히 태극마크를 못 단다. 어떤 엄중한 징계가 메이저리그나 피츠버그 구단, 그리고 한국프로야구에서 내려질지 걱정을 해야 한다. 크게 실망을 했다는 피츠버그 구단 반응을 보면 자체 징계로도 출장 정지(suspension)가 나올 전망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야구팬들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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