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아는 우리 시절 '수지' 잖아요"(직격 인터뷰①)

[☆밥한끼합시다]김형종·이상아, MBC 드라마 '언제나 봄날' 부부 주문식·정혜선으로 찰떡 호흡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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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왼쪽)과 이상아 / 사진=홍봉진 기자


"너 또 뭐 뱉으려 그러지? 진짜 조심해. 얘 막 (입에서) 뭐가 막 나와요. 하하하. 너 이번엔 이태리 음식 나오게 하려고 하는 거지. 아주 종류별로 내뱉어라."(이상아)

배우 이상아(44)가 파스타를 먹으며 말을 버벅거리는 김형종(43)을 웃으며 타박했다. 이상아는 동생을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듯 "넌 누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되게 아기같이 잘 따라"며 까르르 웃었다. 참다못한 김형종은 "그래 하나씩 다 까자"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 장난을 치며 나란히 저녁을 먹는 모습이 마치 '친남매' 같았다.

이상아와 김형종은 현재 MBC 아침 드라마 '언제나 봄날'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둘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난 사이지만 소위 말해 '쿵짝'이 잘 맞았다. '쿵'하면 '짝'하고 쳐준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책받침 스타'와 작품마다 주연 버금가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신스틸러'의 만남이다. 손끝이 시린 어느 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스타뉴스가 두 사람과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함께 와인 잔을 기울이고 따뜻한 음식을 나눴다. 입만 열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두 분이 서울예대 동문이죠. 오래 알고 지낸 것 같아요.

▶(이상아, 김형종)아니에요. 이번에 (드라마 하면서) 처음 봤어요.

-이 정도면 몇 년 된 사이 같은데.

▶(이상아)서울예전 팀들은 처음 만나도 다 학교 후배고, 선배니까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아요.

▶(김형종)아이고~서울예전이라 다 그런 건 아니고요. 처음엔 누나가 되게 까칠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착하고 여리더라고요. 누나나 나나 상처가 있기 때문에 서로 더 많이 신경 쓰게 되고, 깊은 얘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또 일일 드라마다 보니까 세트에 있는 시간이 되게 길거든요. 한번 들어가면 아침에 시작해서 다음 날 새벽에 끝나니까, 누나랑 계속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안 친해질 수가 없죠.

▶(이상아)형종이가 집에 누나가 없어서, 누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집은 딸만 셋이거든요. 저는 오빠가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김형종)솔직히 한살 차이인데, 개월 수로 따지면 몇 개월 차이 안나.

▶(이상아)내가 좀 어른 같잖니.

▶(김형종)개뿔~ 무슨 어른이야.

-두 분이 '언제나 봄날' 찍으면서 처음 만났다고요.

▶(이상아)드라마 메이킹 찍을 때였어요. '배우들 예쁘게 하고 오세요' 이런 거에요. 형종이는 약간 밝은 색의 정장을 입고 왔어요. 제 상대역이니까 옆에 와서 인사하는 거에요. 딱 봐도 나이가 들어 보이고 뭔가 느끼해서 비호감이었죠. 하하.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애 같은 면이 보이더라고요. 붙임성도 있고 잘 따라주고 하니까 쉽게 친해졌죠. 처음엔 사실 거부감이 일었거든. '어머, 어린데 왜 이리 올드해'

▶(김형종)웃기네, 내가 뭐가 올드해.

▶(이상아)너 그날 올드했어.

▶(김형종)누나랑 내가 맞추려고 일부러 올드하게 간 거지. 머리도 일부러 염색 안 하자나 흰 머리 그냥 나가게. 누나랑 나랑 투샷가면 내가 너무 어려 보여서 누나랑 부부 '케미'가 안 나니까. 일부러 나이 들게 가고 있는 거야.

▶(이상아)알았어. 받아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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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왼쪽)과 이상아 /사진=홍봉진 기자


-정말 친남매 같아요.

▶(이상아)그렇죠? 방송국에서도 계속 장난쳐요. 그래서 우리 분장실에만 사람들이 되게 많이 와. 그렇지? 후배들도 선생님들도 우리 떠드는 소리 듣고 들어와서 같이 얘기하고 장난치고. 우린 계속 투닥거리니까. 사람이 제일 많이 모이는 대기실이야.

-두 사람 연기 호흡은 어때요. 잘 맞나요?

▶(이상아)전 연구를 별로 안하는데, 이 친구(김형종)는 연출에 꿈도 있고, 연극도 해서 그런지 분석을 무진장해서 절 너무 귀찮게 해요. 자기 것만 하면 되지. 왜 내 것까지 분석을 해. 그런데 형종아. 너란 나랑 한끝 차이야. 나도 그 생각하고 있지만 얘기를 안 할 뿐이고, 넌 표현을 해서 나를 가르칠 뿐이고, 정말 분석을 어마어마하게 해요.

▶(김형종)이게 연극이면 있는 그대로 메소드 스타일로 그냥 가도 돼. 하지만 드라마는 카메라가 원, 투, 쓰리로 있잖아. 거기에 맞게끔 조절해서 해야 하는 게 있으니까 누나랑 그렇게 맞추는 거야.

▶(이상아)너랑 상대역 하는 배우 진짜 힘들겠다. 나도 연구하거든.

▶(김형종)누난 연기 스타일이 자유로워요. 정말 메소드야.

-김형종은 '언제나 봄날'에서 아내 정혜선(이상아 분) 눈치를 보는 주문식을 연기하면서 과거를 떠올렸다고요.

▶(김형종)와이프가 잘 살아서, 모든 걸 와이프 돈으로 한 거고, 그래서 와이프 눈치를 보며 내 부모한테 잘 찾아가지 못하고, 뭔가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사람들 더러 있잖아요. 제 과거랑 오버랩되고 그러더라고요.

▶(이상아)다 그게 피가 되고 살이되는 거야. 감사한 줄 알아.

▶(김형종)하긴 누난 경험이 많으니까. 하하.

-하하. 틈만 나면 서로 '디스'하네요.

▶(김형종)나는 이제 고작 한 번인데요. 하하. (이상아에게) 뭐야 그 표정은, 아니 세상 사람들 다 아는데, 뭘 숨겨.

-이상아씨가 딱히 숨기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이상아)네. 저는 괜찮은데, 주위에서 걱정하는 지인들이 많아요. 너무 제 사생활이 오픈되니까요. 전 그냥, 죽을죄만 안 지으면 되죠.

▶(김형종)우리 때, 이상아는 지금의 '수지' 잖아요.

-그럼요. 저도 '마지막 승부'(1994) 속 미주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김형종)'마지막 승부'요? '마지막 승부'에 누나 나왔어?

▶(이상아)한 대 맞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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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지막 승부' 방송 화면


-심은하씨 나온 드라마요.

▶(김형종)나 심은하는 기억하는데. 다슬이.

▶(이상아)내가 원래 심은하 역할이었다가 까였잖아. 미주 역할을 할 애가 못해서. 난 진짜 대본 리딩도 하고, 장동건이랑 사진도 다 찍었지. 그런데 감독님이 날 앉혀놓고 '네가 미주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거야. '난 다슬이 할 거에요'라고 했지. 일단 오디션을 본데서 기다렸어. 이미 애들을 다 불러놨더라고, 원래 하려던 애는 집에 보내고. 그런데 애들이 다 미주 역할을 못 읽는 거야. 성격이 쾌활한 캐릭터고 대사가 막 빨라지니까 못하는 거지. 그런데 (심)은하가 안양에서 7시에 온다는 거야. 제일 마지막에 은하가 온 거야. 했어. 다슬이로. OK가 났지, 그러곤 감독님이 "상아야 다슬이는 누구도 할 수 있어, 너가 미주를 해'라고 해서 얼떨결에 바뀐 거야. 우리 매니저는 앓아 누웠지.(웃음) 어쨌든 그해 작품도 잘 됐고, 좋게 생각하는 건 내가 다슬이를 했으면 그만큼 위력이 있었을까. (은하가) 다슬이니까 그렇게 떴겠지. 그렇게 위안을 해. 형종아 네가 그걸 모르는구나. 거기에 신은경 나온 건 알아?

▶(김형종)몰라.

▶(이상아)넌 다슬이 밖에 모르는구나. 신은경도 되게 임팩트 강했는데.

▶(김형종)그게 몇 년도야.

▶(이상아)1994년도.

▶(김형종)그 때 난 군대에 있었지. 93군번이거든. 94년도면 한참 발발 길 때인데, TV 볼 틈이 없었지. 괜찮아. 그리고 내가 어릴 때 다들 누나(이상아)를 좋아해서, 난 누나 말고 강민경 좋아했어.

▶(이상아)그래. 지금이라도 날 좋아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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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왼쪽)과 이상아 / 사진=홍봉진 기자


-이상아씨는 정말 털털한 것 같아요. 방송에서 이미지는 새침한데.

▶(이상아)장난꾸러기에요.

▶(김형종)누나 딸이 고 1이에요. 누나를 보면 왠지 여배우니까 집안일도 안 하고 도우미 아줌마 쓸 것 같잖아요. 그런데 자기가 집안일 다해요. 아무리 늦게 들어가도 아침에 애 깨워서 학교 보내고. 그런데 난 그걸 보니까 너무 짠하더라.

▶(이상아)왜 짠해. 엄마들 다 하는 거야.

▶(김형종)근데 누나처럼 바깥 일 새벽같이 하고 들어와서 그렇게 하기 힘들지.

▶(이상아)오늘도 새벽 4시에 깨워줬는데, 숙제한다고 해서.

-인터뷰②에 이어짐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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