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더 케이투'의 이정진! 어라? 그에게 이런 비열함이?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6.11.11 15:37 / 조회 : 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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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 케이투' 방송화면 캡처


젠틀하다. 매너있다. 부드럽다. 따뜻하다. 착하다. 순하다. 모두 조금씩 뉘앙스가 다른 단어지만, 종합해 보면 '거칠지 않고 선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의 배우가 있다. 바로 이정진이다. 정말로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 보시라. 거침보다는 부드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의 이런 좋은 이미지는 장점이지만 동시에 그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기도 했다. 그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번 여자를 위하는 좋은 남자, 착한 남자, 착한 아들 등 이정진과 선함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끈끈하게 연결되었다. 그것은 외모에서 풍기는 선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캐스팅들이었다. 이것이 그가 가진 딜레마였다. 사람이 한결 같다는 건 칭찬이지만, 배우는 다르다. 배우에겐 한결 같은 이미지로 고착화 된다는 건 연기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랬던 이정진이 변했다. 지금 출연 중인 tvN '더 케이투'에서 이정진은 그 동안의 굳혀진 이미지를 깨고 있다. '더 케이투'는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다. 전쟁 용병출신의 특수경호원으로 분한 지창욱(김제하 역)이 있어 액션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기도 하지만, 송윤아(최유진 역), 조성하(장세준 역), 김갑수(박관수 역)를 중심으로 대권을 위한 권력 싸움 때문에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해, 몸(액션)도 마음(권력 쟁탈전)도 팽팽한 긴장 구도를 가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더 케이투'가 시작할 땐 이정진(최성원 역)의 존재는 미비해 보였다. 그는 송윤아, 지창욱, 김갑수, 임윤아 싸움(?)에 가려져 있었고, 여전히 늘 보여주었던 신사적인 이미지의 재벌 회장의 모습어서 그 이상으로도, 그 이하로도 안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더 케이투'에서 그 누구보다 이정진의 역할은 중요했다.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는 누나 송윤아와 매형 조성하 사이를 계속 이간질하게 만들고, 의붓 조카인 임윤아(고안나 역)가 송윤아한테 발끈하도록 부추기며, 오히려 남인 김갑수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도록 판을 짜도록 만드는 중심에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자기가 회사를 다 갖기 위해,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히려 그의 선한 이미지가 이 역할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왜 그런지 찬찬히 짚어보자. 만약 그 역할을 정말 악하고 독한 이미지의 배우가 했었다면? 너무나 당연하고도 진부했으리라. 그럼 반대로 이정진이 역할 변신을 한다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연기스타일을 싹 바꿨다면? 그것 역시 기존의 배우들이 역할에 맞춰 외모를 바꿨던 일차적인 차원의 변신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정진은 오히려 정공법을 택했다. 역할이 바뀐다고 헤어, 패션 등의 외모에 손대지 않고 원래의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는 그대로 갖고 갔다. 대신 사람 좋은 얼굴로,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이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은근히 긁어댔고, 음흉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비꼬듯이 슬쩍 표현하였다. 여기의 키 포인트는 바로 '선함'이다. 즉, 선한 얼굴로 악한 행동을 하니 오히려 더 서늘하고 비열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분명 그의 계산 된 연기였으리라.

그래서일까? '더 케이투'가 시작되면, 이번에는 이정진이 어떤 모습으로 갈등의 단초를 만들까, 주목하게 되니 말이다. 이제 종영이 얼마 안 남았다. 지금 그가 누나 송윤아를 넘어뜨리고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벌여놓은 일들은 많고 시간은 없다. 자, 남은 2회 동안, 그는 또 선한 얼굴 뒤로 어떤 음흉한 작전을 꿰할까?

'더 케이투' 배우, 연출, 극본,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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