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장정석·김한수감독 ‘비주류의 역습’ 성공할까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11.01 06:09 / 조회 : 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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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취임식을 가진 장정석 감독.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35년 역사상 최초로 코치 경험이 없는 장정석(43) 전 넥센 운영 팀장이 소속팀 넥센의 신임 사령탑으로 깜짝 발탁돼 31일 감독으로 취임했다.


시즌 중반부터 구단 경영진과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염경엽(48) 감독이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이 확정된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직접 자진 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해 넥센 구단의 내부 문제가 얼마나 곪아 있었는지를 넥센은 물론 모든 야구 팬들이 알게 됐다.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 있는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는 사태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를 알 수 없겠지만 어쨌든 넥센 구단과 감독 모두 적어도 넥센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 준플레이오프와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넥센 구단은 장정석 감독보다 한 살이 많은 심재학 타격코치를 수석코치로 승격시켜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코치 경험이 없는 초보 감독의 경기 운영을 돕게 만들었다.

그러나 야구계와 야구를 아는 팬들은 사실상 이장석 대표이사가 메이저리그의 단장(GM)의 역할을 넘어서 ‘총감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도 예상 못한 이번 넥센 구단의 시도가 내년 시즌 실패하면 염경엽 감독의 분전으로 많이 늘어난 충성스러운 넥센 팬들은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넥센 구단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덧붙이면 염경엽 감독의 자진 사퇴는 야구계와 언론에서 그 시점을 주목했을 뿐 다 예상하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그만큼 자존심과 명예를 소중히 생각한다. 구단 프런트의 간섭이 도를 지나치게 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이 사퇴하자 모 구단 감독이 ‘참 잘했다’고 연락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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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신임 김한수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넥센의 장정석 신임 감독 발탁은 앞선 삼성의 김한수(45) 타격코치의 감독 선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한국야구계에서 ‘비주류(非主流)’에 속한 야구인들이 10명밖에 없는 KBO리그 감독의 자리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김한수, 장정석 감독은 중앙대학교 선후배이다. 기억을 뒤져봐도 중앙대학교 출신 한국프로야구 감독이 있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장정석 감독은 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 중앙대를 거쳤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서울 광영고를 나와 중앙대에 진학했다.

넥센 전 염경엽 감독은 야구계를 놀라게 한 발탁이었지만 광주일고-고려대를 거친 야구 명문 출신이었다.

삼성 구단이 페넌트레이스 5년 연속 1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류중일 감독을 올 시즌 부진했다고 해서 재계약을 안 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야구계에서는 한 번 더 계약을 해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계약을 포기하고 선택한 감독이 김한수 타격코치였다.

1982년 원년 팀으로 우승을 위해 돈을 쏟아 붓기까지 했던 삼성 구단 경영진은 이제 프로야구의 가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뀐 모습이다. 그동안 삼성 감독의 면면을 보면 대구 지역 명문인 경북고와 대구상고 출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야구계에서 최고로 인정하는 인물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북고 한양대 출신이다. 김응룡 감독, 선동렬 감독의 뒤를 이어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삼성 구단이 과거 해태 타이거즈의 상징이었던 김응룡 감독을 전격 영입했을 때도 기존의 틀을 깬 파격으로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학연과 지연을 넘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실력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주류에 실력 검증이 안 된 김한수 감독의 발탁은 향후 삼성 구단이 추구하는 새로운 변화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의 김한수 감독 선임에 이어 넥센 장정석 감독의 취임은 구단의 관점에서는 실험적이고 위험성이 큰 시도이다. 반면 한국야구계의 관점에서 보면 ‘비주류’의 전면 등장이 된다.

과연 김한수 장정석 신임 감독이 준비된 감독일지 예상하기 어렵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고 주류(主流)에 ‘역습(逆襲)’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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