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아름 "차은택과 친분無..'늘품체조', 재능기부 수준"(직격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10.28 19:54 / 조회 : 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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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트레이너 /사진=스타뉴스


"나라에서 만드는 체조다. 정아름씨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알겠다. 좋은 의미니 만들어보겠다."

"'늘품체조'를 정아름씨가 문체부에 먼저 제안했다고 얘기 해라."

"말이 안된다."

"시끄러워지면 정아름씨도 안좋아진다."



정아름 트레이너가 '늘품체조'가 차은택씨와의 친분으로 인해 선정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한 매체는 27일 지난 2014년 국민체조 선정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에 걸쳐 개발한 '코리아체조' 대신 '늘품체조'가 선정된 데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개입했다며 '늘품체조'도 최순실-차은택이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정아름이 차은택씨와 친분이 두터우며, 이 체조의 홍보 영상 제작비가 차씨의 유령 회사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늘품체조' 시연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했다.

정아름은 기자의 연락을 피하다 28일 오후 한 방송프로그램 녹화가 끝난 뒤 기자에게 "전 피해자고 놀아난 사람"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아름은 직후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은 당시 차은택을 알지도 못했고, 자신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찾아가 '늘품체조'를 제안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정아름은 "차은택이 내가 제안했다고 해야 시끄럽지 않아진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늘품체조'가 차은택씨와 정아름 트레이너가 친분이 있어 채택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저는 상식적으로 너무 이해가 안된다. 언론이나 방송이 힘없는 사람을 욕 먹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제 입장에서는 짜놓은 판에 저를 끼워 넣는 느낌이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놀아난 것이다.

이번 일이 불거졌을 때부터 저는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너무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지 않나. 저도 엄청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 저는 너무 억울하고 너무 화가 난다. 이런 나라에 안 살아도 그만이다.

-당시 어떻게 체조를 만들게 됐나.

▶2014년에 차은택 감독을 통해 체조를 만들어 달라고 연락을 받았다. 그런 체조나 운동을 만드는 게 제 직업이다. 저는 차 감독을 잘 알지도 못했다. 그 사람들이 체조를 만들 때 조사를 하지 않았겠나. 이쪽에서 경력이 제일 오래되고 제일 일을 오래한 사람은 저다. 저보다 오래 일을 하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한 사람이 없지 않나. 그러한 경력이나 연차가 되는 사람이 없다. 제가 처음에 연락을 받았던 건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 되게 좋은 의미의 일인데 사람들이 편하게 따라 할 수 있는 체조를 만들 사람이 필요한데 경력이나 이런 부분에서 제가 제일 오래한 사람이니까 나한테 의뢰를 하고 싶다고 차감독 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전에는 차은택씨를 몰랐나.

▶당연히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쪽 일을 하는 사람 중에 차은택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유명하지 않나. 그 감독님 자체가. 그런데 저는 까서 뒤집어 보시라. 저는 차은택과 그전까지 일 하나 한 적이 없다. 제가 정말 친분이 있다면 CF라도 찍고 그 사람하고 뭐라고 하나 했었야 하지 않나. 저는 그 사람과 일 한 것도 없고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때 처음 얘기가 나와서 제게 의뢰를 한 것이다. 제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내막을 당연히 알 수도 없거니와 저한테 당연히 얘기를 안 하지 않겠나.

(차은택이) 제게 나라에서 만드는 체조라고 했다. 나라에서 체조를 만드는 데 네가 제일 잘하는 사람이니까 네가 만들어줘 이랬다. '정아름씨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것이다. 자기들끼리 저를 선정하고 이런 게 제 잘못은 아니지 않나. 그걸 제가 어떻게 아나. 그래서 저는 당연히 직업이니까 알겠다고 좋은 의미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정아름 트레이너가 먼저 문체부에 제안을 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인 건가.

▶제가 제안을 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다. 제가 한가한 사람도 아니고 가뜩이나 할 일도 많은데 체조 하나 만들어서 문체부에 찾아가 '내가 괜찮은 체조 만들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라는 게 말이 안되지 않나.

체조 발표하기 전까지 5, 6개월 걸렸을 것이다. 봄에 제게 의뢰를 했으니까. 저는 불려다니면서 노동 착취를 당한 것이다. 제가 그때 수억원이라도 챙긴 것처럼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데 저는 정말 어이가 없다. 저는 거의 '재능기부'처럼 해달라고 해서 한 것이다.

제가 이제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저는 잘못한 게 없어서다. 이걸 조사한다 하더라도 저는 너무나 당당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괜히 얘기를 해서 이름이 거론되는 게 싫어서 그랬다. 이런 일에 제 이름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게는 마이너스다. 그래서 저는 가만히 있었던 것인데 지금 너무 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하니까 얘기하는 것이다. 언론이라 방송의 성향을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얘기하는 데 화가 난다. 제가 이 일을 한지 15년차인데 그동안 순수하게 일해온 제 모든 것들을 매도 당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는 진짜 너무 화가 났다.

문체부에 제가 먼저 '늘품체조'를 제안했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다.

2014년 11월 26일에 '늘품체조'를 발표하고 시끄러워졌다. 그러니까 저한테 제가 제안한 걸로 얘기를 해달라고 하더라. 근데 저는 당시에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제가 할 일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체조 만들어서 '국민체조 이걸로 바꿉시다' 말하는 게 말이 안되지 않나. 심지어 저희 부모님도 그건 어이없다고 하셨다. 차라리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 게 좋지 않냐고 했더니 그러면 일이 너무 시끄러워진다고 했다. 제가 제안한 걸로 해야 이게 조용하게 잠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체부 쪽에서 그런 부탁을 한 것인가.

▶저는 사실 문체부 쪽을 알지도 못한다. 왜냐면 그 일을 하면서 제게 의뢰를 한 것도 차감독니까. 문체부에서는 서기관 같은 사람들이 전달 내용 같은 걸 전달했다. 문체부 장관 앞에서 '늘품체조'를 시연했다고 얘기가 나오는데 시연은 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앉아 있는데 가서 시연을 한 거지, 내가 그 사람들하고 말을 섞고 그런 적은 없다.

-당시에 차은택 감독의 소개로 문체부 차관을 만났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게 시연이다. 저한테 체조를 만들어달라고 했으니 그 동작을 컨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 앞에서 하라는 것이다.

-먼저 문체부에 '늘품체조' 제안을 했다고 얘기하란 건 차은택 감독의 생각이었나.

▶그게 차은택씨의 생각인지 문체부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다. 제 귀에는 당시 그 얘기가 반협박처럼 들렸다. '이게 시끄러워지면 너도 안 좋아진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래서 '아 내가 이게 고집을 피울게 아닌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시키는 대로 얘기했다. 당시에 차은택씨도 그렇게 얘기하라고 시켰다. 저는 말하자면 단순한 납품업자다. 근데 납품업자에게 윗사람이 연락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밑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연락이 와도 그렇게 얘기하라고 시켰다.

-'늘품체조'를 '재능기부' 형태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보수는 얼마나 받았나.

▶정말 이성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저같이 일하는 사람은 두 가지다. 이미지적으로 좋은 이득을 얻거나 아니면 돈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저는 이게 재능기부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고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고 해서 좋은 의미로 한 것이다. 정말 내가 이걸 돈이나 챙겼으면 말을 안 하겠다. 어쨌든 제가 뭔가를 받았으면 기록에 남아 있을 것 아닌가. 제가 가짓말 할 이유가 없지 않나. 당시 보수를 크게 받지도 않았다. '늘품체조'를 발표하고 나서도 어찌 됐건 이렇게 말해라 저렇게 말해라 시달렸을 것 아닌가. 제가 받은 금액은 하도 오래돼서 기억도 안난다. 당시에도 우스갯소리로 저 이런 거 만드는 거 비싼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고 예산도 없다고 해서 주는 대로 받았다.

당시 음악을 만든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도 이런 내막을 알고 있고 노동 착취를 당한 사람도 한둘이 아닐 것이다. 제가 총대를 멘 것이다. 제가 대중적으로 일을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서 이 피해를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최근에 차은택 감독과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은 없나.

▶전혀 없다. 연락을 할 이유도 없거니와 그때 일이 너무 안 좋게 끝나서 하고 나서도 후회되는 일이었다. 이렇게 말해라, 저렇게 말해라 시키니 힘들었다. 진짜 억울할 정도로 이걸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마무리했던 게 이 '늘품체조' 건이었다.

-'늘품체조' 이름은 정아름 트레이너가 작명했나.

▶아니다. 저는 동작만 만들었다. '늘품체조' 이름도 차은택이 회사에서 기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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