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혼술남녀' 하석진 "쿼얼리티 떨어지지 않는 배우가 꿈"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10.26 07:40 / 조회 : 6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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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 /사진=마루기획


배우 하석진(34)은 '똑똑한 배우'다.


그는 지난 2015년 2월 첫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에 첫 회부터 출연하며 남다른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 주목받았다. 2005년 데뷔해 10년 넘게 연기자로 활동한 것보다 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석진은 그러나 지적인 이미지를 지난 25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제대로 써먹었다. 그는 극중 공무원수험학원 '일타 강사' 진정석 역을 맡아 연기했는데, '문제적 남자'의 이미지가 진정석 캐릭터와 묘하게 어울리며 그의 연기를 돋보이게 했다.

'혼술남녀' 종영을 앞두고 지난 24일 서울 한남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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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가 많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하석진 연기가 좋았다는 얘기가 많다.

▶그냥 '혼술남녀'는 되게 자신이 있었어요.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매니저한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냐'고. 그런 느낌을 처음부터 받았어요. 드라마라는 게 마음만큼 시청률이 안 나올 때고 있고 그렇지만 그걸 떠나서 이 캐릭터(진정석)는 보자마자 제가 먼저 자신있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흥행을 떠나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살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또라이'잖아요(웃음). 처음에는 진짜 욕을 먹었지만요, '진정석 재수 없다'고요. 밥맛 떨어지는 캐릭터지만 저는 진정석을 좋아하면서 연기했어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진정석과 하석진의 정말 잘 어울렸다. 실제 모습과 많이 비슷한가.

▶제가 좋아하는 축구 게임을 하면 선수의 능력이 육각형으로 표현돼요. 스피드, 체력 등등이요. 진정석은 그 육각형의 일부만 뾰족한 인물이에요. 성공 혹은 실패하기 싫음이죠. 연애나 사회적인 인간관계는 못하는 인물이었는데, 저렇게 살면 저럴 수 있겠다고 이해가 됐어요.

저도 성장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을 만날 때 경계하는 부분이 있어요. 대학 생활을 연예인과 관계없는 공대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연예인이 됐는데, 제게 없는 부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금도 있어요. 연기자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예술가가 아니거든요. 연기를 늦게 시작하고 재능에 있어서 따라 잡아야 하는 부분이 여전히 많아요.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중이죠. 연기라는 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에요.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직업이고요. 전 거기에 결핍이 있어요. 진정석 또한 그런 인물이라고 봤어요.

-하석진이란 배우는 다른 배우와 달리 진지한 연기를 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연기를 끼워 넣는다. 이건 대본인지, 아니면 애드리브인지.

▶대본이 너무 재밌고 작가님들이 대본을 너무 재밌게 쓰실 때가 있어요. 그걸 보다 보면 대본에 없는 부분을 채우고 싶을 때가 있죠. 가령 최근에 '혼술남녀'에서 등산신을 찍었는데 대사에 능구렁이가 나왔어요. 그때 손을 능구렁이처럼 흉내 낸다거나 그런 식이에요. 그건 제가 노린 거죠.

지금 방송 중인 드라마 '1%의 어떤 것'은 앞서서 찍었는데 현장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에 비해 '혼술남녀'는 현장이 정말 재밌었죠.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 아이디어를 짜서 써먹을 기회도 많았고요.

-'혼술남녀' 시청자 반응을 보면 이번 진정석이 하석진의 인생 캐릭터라는 얘기도 있다.

▶제 대표작이 예능인 '나 혼자 산다'라고 할 때도 있었는데요(웃음). 사실 제 이름을 인터넷 포털에서 가끔 궁금해서 쳐 볼 때가 있어요. 사람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니 사람들이 내가 출연한 드라마를 봤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실상은 아니지만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혼술남녀'를 하면서 '하석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할 게 많이 적어져서 다행이에요. '문제적 남자'를 오래 했는데 타일러는 저를 광고에서 밖에 못 봤다고 해요. 타일러 같은 사람들에게는 저 '하석진'을 설명하려면 많은 얘기를 해야 하잖아요. 물론 '혼술남녀' 이후에도 저를 모르는 분들에게 저를 설명하려면 많은 얘기를 해야겠죠. 하지만 그런 저를 모르는 분들이 좀 적어졌을 것 같아 기대는 좀 돼요.

-인터넷에서 '하석진'을 많이 검색하나.

▶악플(악성댓글)만 봐요(웃음). 연기를 할 때 수정보완의 도구로 악플을 이용하죠. 악플을 보면서 아, 이런 부분은 고쳐야지, 다짐할 때가 많아요. 사실 악플만 본다기보다는 악플이 잘 보이더라고요. 악플 보고 고치려고 노력 많이 해요. 담아두는 스타일은 아니고요.

-인터넷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혹시 본인에 대해 잘 못 알려진 것 때문에 억울한 것 같은 게 있는지.

▶억울한 건 없어요. 사람들이 제 좋은 부분을 볼 수 있지만 어떤 부분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잖아요. 그게 다 저라고 봐요. 나는 나를 보여줬는데, 저를 좋아하면 좋은 부분만 보고, 미워하면 미운 부분만 보일 거라고 봐요. 댓글 달리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혼술남녀'는 요즘 부쩍 늘어난 '혼술'(혼자 술 먹기)과 '혼밥'(혼자 밥 먹기)에 대해 다뤄 관심을 모았다. 촬영하면서 '혼술'이나 '혼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 초반에는 왜 다들 불안하잖아요. 감독님 같은 경우는 출연자들이 시청률의 노예라고 했을 정도였어요(웃음). 늘 감독님께 뭘 그렇게 연연 하시냐고 했어요. 그 불안한 상태에서 시청률 공약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청률 몇 프로가 됐을 때 진정석처럼 차려 입고 혼술하는 걸 해볼 걸,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진정석처럼 차려 입도 사람 바글바글 한 곳에서 혼술하는 거죠. 물론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요. 저도 밖에서 진정석처럼 혼술을 해본 적은 없거든요. 기껏해야 집 근처에서 오뎅탕에 한잔 하는 정도죠.

-혼술의 경험이 없다고 했지만 극중에서 정말 맛있게 먹는다. 그 뉘앙스를 살린 본인만의 비결이 있나.

▶책임감이었어요. 이 드라마의 오프닝은 저로 시작하잖아요. '맛있게 먹어야지' 매번 생각했죠. 또 매회가 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부담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됐어요. 내 어떤 표정에서 내레이션이 들어갈까 고민도 많이 했죠. 어떻게 적당히 '밉상'으로 보일까, 책임감에서 시작했어요.

-혼술하면서 안주도 정말 맛있게 먹더라. 혹시라도 '식샤를 합시다' 다음 시즌 출연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건가.

▶'혼술남녀' 시즌2나 했으면 좋겠어요. 제 어머니가 드라마를 좋아하세요. 아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시즌2 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모른다고 했죠. 어머니가 제가 나온 드라마를 보면서 별말을 안 하시는데 한번은 제가 막 잘난 체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9회에 박하나(박하선 분)에게 도도한 척하려고 차려 입고 좋은 옷에 머리까지 9대 1로 가르마를 넘겨서 나온 부분이에요. 그때 제가 등장하는 데 너무 웃겼다고 하세요. 아들이지만 어머니 표현으로는 'X신 같았다'고 해요. 하하하.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10년 넘게 보면서 그 부분이 제일 웃겼다고 해요. 시즌2를 하면 내가 들어갈 수 있을지 어머니하고 얘기를 했는데 진정석은 이룬 게 많아서 넌 잘릴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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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진의 어머니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는 장면


-시즌2에 다른 남자 배우가 섭외되면 섭섭할 것 같다.

▶(섭섭한 표정) 그게 인생이겠죠. 연연해 하지 않습니다.

-시즌2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이번 '혼술남녀'가 스스로도 크게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일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촬영 자체가 정말 재밌었어요. 촬영 현장에 너무 좋았는데 첫 방송 나가고 촬영장 나가서 시청률 좋아요 물어보려고 했는데 박수를 쳐주더라고요. 이 드라마가 시청률 폭락만 안한다면 이런 분위기로 계속 촬영했으면 좋겠구나 생각이 들었죠. 지난 금요일(21일) 마지막 촬영을 하는데 (박)하선이가 막 울어요. 그러면서 오빠는 왜 안 울어 이러길래 난 이럴 때 운 적이 없어 그랬어요(웃음)

-즐거운 일만 있었나.

▶아니요. 원망스러운 일도 있었죠. 랍스터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 랍스터로 때리는 거예요. 제가 이거 스티로폼으로 소품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소품 담당이 미안하대요. 랍스터를 들어봤는데 진짜 무거운 거예요. 제가 이건 둔기라고 그렇게 했는데도, 진짜 맞으니까 아팠어요. 찍고 나서 모니터를 했는데 방송으로 나오면 재밌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당시에 7, 8부와 9, 10부를 섞어서 촬영 중이었는데 머리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미용실에 갔는데 헤어 디자이너가 '형 피나요' 이래요. 피 좀 흘렸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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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 /사진=마루기획


-극중에서 비밀 연애를 제안해 놓고, 티를 내고 그랬는데 실제로도 그런지.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 것에는 철저하죠. 실제 연애에서는 다정다감하려고 노력해요. 어릴 때는 요새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처럼 차갑고 이런 게 멋있었는데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자상한 남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연애를 다시 시작하면 자상한 남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극중에서 '고퀄리티'를 외치면서 키가 큰 모델 스타일이 이상형이라고 외쳤는데.

▶실제로 키 큰 여자를 좋아해요.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이 좋아요. 같이 있는 시간에 휴대전화를 안 보게 만드는 이성을 만나고 싶어요.

-박하선과 연기 호흡이 남달랐다. 특히 박하선을 목마 태운 상태에서 한 키스신이 색달랐다.

▶박하선씨가 날씬해서 그 자세가 가능했어요. 플라잉요가 강사 자격증도 있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박하선씨도 낯을 가리고, 빨리 친해지는 스타일은 아니더라고요. 지금도 존댓말을 써요. 저는 반말하는데. 박하선씨가 저보고 극중 진정석처럼 진짜 보스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박하선씨는 실제로는 박하나 같지 않아요. 연기로서 박하나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 (민)진웅이도 마찬가지고요. 아, 황우슬혜씨는 실제하고 극중 캐릭터하고 정말 닮았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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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 하석진과 박하선의 목마키스신


-극중에서 친동생(공명)하고 같은 여자(박하선)를 사랑하는데, 실제라면 어떨 것 같나.

▶형제를 경우에는 모르겠는데, 친구일 경우에는 양보할 것 같아요. 여자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가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진짜 사랑할 경우에는 모르겠네요. 대학교 때는 미팅 같은 것 하면 양보하는 편이었어요.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편인지.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명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마치 난 원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그렇게 만남을 갖게 된 것처럼요(웃음). 촬영하면서 박하선씨에게 매일같이 소개팅 시켜 달라고 졸랐어요. 하선아 드라마 끝나면 서울대 나오고 연봉은 내 10분의 1 정도 되고 모델 스타일로 소개팅해달라고요. 박하선씨가 '어우, 재수 없어 저리 가'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든 성사시켜 보려고요(웃음).

-극중에서 '퀄리티 떨어지게'라는 대사를 정말 많이 썼다. 실생활에서도 무심코 것 같다.

▶그런 말 안씁니다(웃음). 대본을 보면 정말 '퀄리티 떨어지게'라는 대사가 많은 거예요. 이건 분명히 작가분이 진정석을 상징하는 멘트로 만드신 건데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퀄'을 장음으로 살리면 더 맛이 날 것 같아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공대(한양대)를 다녔던 하석진은 군대를 제대하고 2005년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친구의 부탁으로 한 신생기획사에 들어갔고 이후 10년 넘게 활동 중이다.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는 못했다. 그는 "학점은 이수를 다했는데 시간이 없어 학사졸업논문을 쓰지 못했다"고 했다.

-공대생이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유가 있었나.

▶배우의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한 건 얼마 안됐어요. 2005년 데뷔를 했는데 2010년 까지는 제가 연기자라고 생각 안했죠. 연기는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잠이 안 오는 거예요. 친구들은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난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프로의식이 있나. 그저 현장에 가서 NG 내지 않고 연기하고 퇴근하는 게 목표인가. 이런 생각들로 잠을 못 이뤘어요. 아마 연기자가 된 게 제 뜻보다는 우연이 강해서 그랬을 거예요. 제 중학교 친구가 신문방송학과를 나와서 연예기획사에 들어갔는데 신생기획사가 그렇듯 배우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저를 추천한 거죠. 12월에 군대 제대하는 친구가 있는데 괜찮다고요. 저 TV도 잘 안보고 단 한 번도 연예인의 피가 제 몸에 흐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5, 6년을 살다 보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데뷔 전까지 22, 3년을 어머니가 학원가라고 하면 가고, 말 잘 들으면서 열심히 살았거든요. 학사경고를 맞고 군대를 가기는 했지만 뒤쳐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았는데 연기자가 돼서 공부할 때보다 시간도 많이 나고 돈도 많이 버는데 매일 돈 생기면 PC방 가서 축구게임만 하고 5년을 산 거예요. 2010년 겨울에 tvN에서 '원스어폰어타임 생초리'라고 첫 주연작을 했는데 정말 추웠어요. 끝나고 나서 제 자신이 고생했다는 생각에 한 달 동안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결론은 열심히 하자, 였죠.

-2005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배우의 길을 택하겠나.

▶그때의 '불안함'을 생각하면 배우 일을 다시 못 시작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후회를 하지는 않아요. 모르겠어요. 제가 어떤 안 좋은 일에 휘말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10년 넘게 잘 버티고 있다고 봐요. 죽을 때까지 문제가 없다면 연기자로서의 삶이 아쉬움은 없을 것 같아요. 참 다이내믹하게 살았어요. 지난 10년. 때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요.

-어릴 적 다른 꿈은 없었나.

▶별로 없었어요. 그냥 컴퓨터 좋아하고 물건 고치는 걸 좋아했어요. 기계 만지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런데 이걸 할 수 있는 게 전파사 사장님 밖에 없더라고요. 한 때는 내가 망하면 어떻게 하지, 연기를 하다 사람들이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도 했어요. 그때마다 그렇게 되면 기계 블로거나 되자. 이런 생각을 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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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 /사진=마루기획


-연기자 치고 예능 출연이 적지 않다.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는 좀 깨고 싶었어요. 당시 전작이 드라마 '세 번 결혼한 여자'였는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날 하석진'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 때 '나 혼자 산다' 출연 제의가 들어온 거예요. '나 혼자 산다'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포장을 하려고 하는데 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멋있고 싶지 않았죠. 실장님이나 본부장님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적 남자'는 오래 했고 친숙하기는 하지만 예능은, 여전히 두려워요. 오해를 사기 쉽고 뭔가를 포장할지 아니면 날 것을 보여줄지 계산이 서지도 않고요.

-연기적으로 욕심 같은 게 있나.

▶음침한 역할을 할 때 어디까지 음침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두려움도 있어요. 김명민 선배님처럼 내 몸을 망쳐가면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을까. 나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을까 하고요.

-30대 남자 배우로서 '배우 하석진'의 차별점을 무엇일까.

▶모르겠어요. 연기로 보여드려야죠. 제일 어려워요. 저는 다른 드라마를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연기를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요새 드라마들이 재미 있는 게 많잖아요. 젊은 친구들을 보면 내가 저 나이 때 저렇게 했으면 더 잘했을 텐데 그런 생각도 하고요. 제 또래 배우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대사를 맛있게 할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해요.

-드라마는 많이 했는데 영화 출연은 적다.

▶드라마가 더 많이 출연 제의가 들어오니까요. 영화도 하고 싶어요.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은데 제안이 잘 안오는 것 같아요. 장르가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하나의 컷에서 보여주는 캐릭터의 깊이는 차이가 있겠죠. 광고는 30초 동안의 연기, 영화는 두 시간 동안의 연기, 드라마는 한 시간 곱하기 16시간, 혹은 20시간의 호흡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다음 작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겨울에는 좀 쉬려고요. 추워서요(웃음). 겨울은 추위를 참느라 가짜를 만들어내는 느낌이에요. 여름과 달라요. 추워서 발음도 제대로 안되고 추운데 안 추운 척 코트 없이 얇은 점퍼만 입고 연기를 한 적도 있어요. 이번 겨울은 그런 걸 하고 싶지 않아요. 워낙 쉬지 않고 5개월 동안 달려오기도 했고요. 아, '문제적 남자'는 폐지만 되지 않는다면 계속 출연할 것 같아요. 거기는 히터가 나오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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