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하석진 "진정석, '결핍'이 나와 닮았다"(인터뷰①)

tvN 드라마 '혼술남녀' 진정석 역 하석진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10.26 07:30 / 조회 : 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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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 /사진=마루기획


배우 하석진(34)은 '똑똑한 배우'다.

그는 지난 2015년 2월 첫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에 첫 회부터 출연하며 남다른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 주목받았다. 2005년 데뷔해 10년 넘게 연기자로 활동한 것보다 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석진은 그러나 지적인 이미지를 지난 25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제대로 써 먹었다. 그는 극중 공무원수험학원 '일타 강사' 진정석 역을 맡아 연기했는데, '문제적 남자'의 이미지가 진정석 캐릭터와 묘하게 어울리며 그의 연기를 돋보이게 했다.

'혼술남녀' 종영을 앞두고 지난 24일 서울 한남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혼술남녀'가 많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하석진 연기가 좋았다는 얘기가 많다.

▶그냥 '혼술남녀'는 되게 자신이 있었어요.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매니저한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냐'고. 그런 느낌을 처음부터 받았어요. 드라마라는 게 마음만큼 시청률이 안 나올 때고 있고 그렇지만 그걸 떠나서 이 캐릭터(진정석)는 보자마자 제가 먼저 자신있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흥행을 떠나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살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또라이'잖아요(웃음). 처음에는 진짜 욕을 먹었지만요, '진정석 재수 없다'고요. 밥맛 떨어지는 캐릭터지만 저는 진정석을 좋아하면서 연기했어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진정석과 하석진의 정말 잘 어울렸다. 실제 모습과 많이 비슷한가.

▶제가 좋아하는 축구 게임을 하면 선수의 능력이 육각형으로 표현돼요. 스피드, 체력 등등이요. 진정석은 그 육각형의 일부만 뾰족한 인물이에요. 성공 혹은 실패하기 싫음이죠. 연애나 사회적인 인간관계는 못하는 인물이었는데, 저렇게 살면 저럴 수 있겠다고 이해가 됐어요.

저도 성장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을 만날 때 경계하는 부분이 있어요. 대학 생활을 연예인과 관계없는 공대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연예인이 됐는데, 제게 없는 부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금도 있어요. 연기자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예술가가 아니거든요. 연기를 늦게 시작하고 재능에 있어서 따라 잡아야 하는 부분이 여전히 많아요.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중이죠. 연기라는 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에요.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직업이고요. 전 거기에 결핍이 있어요. 진정석 또한 그런 인물이라고 봤어요.

-하석진이란 배우는 다른 배우와 달리 진지한 연기를 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연기를 끼워 넣는다. 이건 대본인지, 아니면 애드리브인지.

▶대본이 너무 재밌고 작가님들이 대본을 너무 재밌게 쓰실 때가 있어요. 그걸 보다 보면 대본에 없는 부분을 채우고 싶을 때가 있죠. 가령 최근에 '혼술남녀'에서 등산신을 찍었는데 대사에 능구렁이가 나왔어요. 그 때 손을 능구렁이처럼 흉내낸다거나 그런 식이에요. 그건 제가 노린 거죠.

지금 방송 중인 드라마 '1%의 어떤 것'은 앞서서 찍었는데 현장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에 비해 '혼술남녀'는 현장이 정말 재밌었죠.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 아이디어를 짜서 써 먹을 기회도 많았고요.

-'혼술남녀' 시청자 반응을 보면 이번 진정석이 하석진의 인생 캐릭터라는 얘기도 있다.

▶제 대표작이 예능인 '나 혼자 산다'라고 할 때도 있었는데요(웃음). 사실 제 이름을 인터넷 포털에서 가끔 궁금해서 쳐 볼 때가 있어요. 사람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니 사람들이 내가 출연한 드라마를 봤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실상은 아니지만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혼술남녀'를 하면서 '하석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할 게 많이 적어져서 다행이에요. '문제적 남자'를 오래 했는데 타일러는 저를 광고에서 밖에 못 봤다고 해요. 타일러 같은 사람들에게는 저 '하석진'을 설명하려면 많은 얘기를 해야 하잖아요. 물론 '혼술남녀' 이후에도 저를 모르는 분들에게 저를 설명하려면 많은 얘기를 해야겠죠. 하지만 그런 저를 모르는 분들이 좀 적어졌을 것 같아 기대는 좀 돼요.

-인터넷에서 '하석진'을 많이 검색하나.

▶악플(악성댓글)만 봐요(웃음). 연기를 할 때 수정보완의 도구로 악플을 이용하죠. 악플을 보면서 아, 이런 부분은 고쳐야지, 다짐할 때가 많아요. 사실 악플만 본다기보다는 악플이 잘 보이더라고요. 악플 보고 고치려고 노력 많이 해요. 담아두는 스타일은 아니고요.

-인터넷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혹시 본인에 대해 잘 못 알려진 것 때문에 억울한 것 같은 게 있는지.

▶억울한 건 없어요. 사람들이 제 좋은 부분을 볼 수 있지만 어떤 부분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잖아요. 그게 다 저라고 봐요. 나는 나를 보여줬는데, 저를 좋아하면 좋은 부분만 보고, 미워하면 미운 부분만 보일 거라고 봐요. 댓글 달리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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