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발연기' 연기한 주상욱 "차라리 우는 연기가 쉽죠"

'판타스틱' 류해성 역 주상욱 인터뷰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10.25 07:00 / 조회 : 1601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배우 주상욱(38)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지난 22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판타스틱'을 통해서다. '판타스틱'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드라마 작가와 연기를 못하는 톱스타의 연애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시청률을 떠나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며 호평을 얻었다.


드라마 초반, 단연 화제가 된 것은 주상욱의 코믹 연기였다. 극 중 연기 못하는 톱스타 류해성 역을 맡았던 주상욱은 일명 '발연기'(연기를 못해 마치 발로 하는 것 같다는 의미의 신조어) 장면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24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주상욱은 해당 신에 대해 "많이 걱정했는데, (시청자 분들이) 너무 재밌어했다"며 "아무래도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제일 기분 좋다"고 웃었다.

'발연기'는 평소 감정 없이 대본을 읽어주는 주변 스태프의 일관된 대사 톤을 참고했다고 했다.

"헤어 메이크업을 하는 친구가 다음 신 준비를 위해 대사를 대신 쳐주는데 '아,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잘 못 따라 하겠더라고요. 저도 분명 신인일 땐 저랬을 텐데, 그걸 표현하는 게 힘들더군요.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자 경험이었어요."(웃음)


image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주상욱은 과거에도 '앙큼한 돌싱녀', '미녀의 탄생'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차라리 우는 연기보다 '발연기'가 더 어렵더라"며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을 털어놨다.

"슬픈 연기보다는 사람을 웃기는 코믹 연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부담이 많이 되죠. 영화 '럭키'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만 봤는데, '발연기'를 연기하는 유해진 선배를 봤어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판타스틱'에서 시한부 드라마 작가 이소혜 역으로 열연한 김현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주상욱은 "연기를 너무 잘 하시는 선배"라며 "아무래도 연기를 잘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많이 배웠고,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상욱은 '판타스틱' 촬영 당시 현장 분위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니 시리즈는 늘 시간이 부족해 밤을 새게 돼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러면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며 쉬게 해주셨어요. 일주일에 하루는 쉬게 해주셨죠. 그래서 배우나 스태프들이나 지쳐있기보다 활기차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image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주상욱은 드라마 후반부에 갈수록 허세 가득한 톱스타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내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는 현실에서도 '사랑꾼'의 모습일까. 배우 차예련과 연인 사이인 주상욱은 "내 입으로 말한 순 없지 않느냐. 그건 상대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주상욱은 평소 여자친구와 서로의 작품을 챙겨보며 조언해준다고 했다. "서로 같은 일을 하다 보니까 도움이 돼요. (차예련이) 굉장히 냉정하게 얘기해줘요. 아무래도 보는 눈이 다르죠. 드라마를 볼 때 감독님은 연출 쪽으로 본다면, 배우는 연기를 치중해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주상욱은 최근 관람한 영화 '밀정'에서도 배우들의 열연에 주목했다. 특히 배우 엄태구가 연기한 하시모토 역에 관심을 나타내며 "굉장히 연기를 잘하더라"며 "전혀 새로운 캐릭터였다"고 감탄했다.

주상욱은 이어 "내가 그런 악역이 어울리겠느냐만 뭔가 그런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갈망을 드러냈다.

과거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던 주상욱은 "똑같은 실장님을 연기해도 각 캐릭터에 맞게 잘 연기했으면, 그런 얘기를 안 들었을 것"이라며 "같은 실장님이라도 지금 다시 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를 풍요롭게 하고 운신의 폭을 넓히기 시작한 때는 배우 이민정과 호흡을 맞춘 '앙큼한 돌싱녀'부터라고 했다. 그는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의외의 모습이라 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좋았고, 즐거웠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image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주상욱은 올해 우리 나이로 39세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 40을 앞두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은 듯 했다.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40대라 나이에 대한 부담감은 거의 없어요. 나이는 어차피 먹어 가는 것이고, 그건 저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니까요."

"평소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편"이라는 주상욱은 이미 결혼 적령기를 넘겼지만, 아직 여자친구와 결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했다. 차기작 결정에 대해선 "지금은 '판타스틱'이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안하고 일단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두루뭉술하게 계획을 많이 세웠죠.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그런 모습이 사라지더라고요. 계획을 세우게 되면 안 됐을 때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그저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언젠간 저도 결혼하고 애도 가질 날이 있겠죠."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