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대수비' LG 안익훈 "조연이지만 임무 막중..자부심 느껴"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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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안익훈.





4경기 출전해 단 1타석에 섰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8이닝을 책임졌다. 프로 2년차 신예 안익훈은 LG 트윈스의 '마무리 중견수'다.


LG가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차례로 통과하는 동안 안익훈이 주인공이 된 적은 없었다. 투수 류제국, 외야수 김용의, 포수 유강남, 투수 이동현이 각각 와일드카드 2차전과 준플레이오프 1, 3, 4차전 MVP에 등극했고 시리즈 MVP는 유격수 오지환의 차지였다. 대수비 요원 안익훈은 이들의 뒤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이기는 경기에 모두 출전해 외야에 그물망을 쳤고 어떠한 변수도 허락하지 않았다.

2015년 신인지명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의 선택을 받은 안익훈은 입단 당시부터 외야수비는 이미 완성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수비 하나는 1, 2군을 통틀어 최고수준"이라 칭찬한 바 있다. 올해 김용의, 채은성, 이천웅, 문선재, 이형종 등 LG 외야진이 과포화 상태가 됐음에도 안익훈은 발군의 수비 실력 덕분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살아 남았다.

주전 중견수 김용의가 외야 전향 2년차에 불과해 수비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안익훈의 존재는 포스트시즌에더 매우 큰 힘이 됐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는 8회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7회말, 3차전 8회초, 4차전 9회초에 중견수 대수비로 나섰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1차전 8회말에는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타구를 빠르게 쫓아가 슬라이딩으로 막아 단타로 끊었다. 3차전서는 4-1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임정우가 주자 두 명을 내보내며 흔들리던 참이었는데 김민성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뜬공으로 둔갑시켰다. '마무리 중견수'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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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안익훈.





그럼에도 안익훈은 담담했다. "허슬플레이였다기 보다는 내 당연한 임무였다. 대수비니까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 정도로 잘 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4차전 타구도 큰 경기라 내가 잡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던 것이지 (문)선재 형이 뒤에 있었다. 내가 아니었어도 선재 형이 여유 있게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LG는 수비 시프트가 많은 팀인데 안익훈은 투입 전 박종호 수비코치와 상의를 마친다. "코치님이 이쪽 같다고 하시면 '제가 오늘은 이쪽 같습니다'라고 의견을 교환할 때도 있다. 타자에 따라 수비 위치를 스스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장타자가 나오면 코치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덕분에 아직 크게 어려웠던 타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역할에는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말 그대로 팀에서 조연이다. 하지만 그게 막중한 임무다. 이 나이에 한 경기 한 경기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좋다. 작년 이맘때에는 교육리그에 있었다. 재밌기만 하다. 지금 분위기대로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 내 임무가 있기 때문에 타석은 신경 쓰지 않는다. 주어진 임무만 충실히 수행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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