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의 끝판왕' 기성용이 가득 풍기는 리더의 향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10.07 06:00 / 조회 : 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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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 후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기성용. /사진=김우종 기자



이제 한국 나이로 28세. 지난 2008년 9월 5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19살의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어느덧 세월이 지나 세 번째 월드컵 최종예선 무대를 맞고 있다. 6일 카타르전이 끝난 뒤 기성용은 한 층 더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호가 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A조) 3차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서 선제골은 기성용이 터트렸다. 전반 10분 상대 수비수와의 간격이 벌어지며 공간이 생기자, 지체 없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중거리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공은 낮고 빠르게 상대 수비수 사이를 지나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한국의 선제골이었다.

이날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이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이 아닌 1명으로 줄이는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대신, 기성용이 전진 배치돼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렇다고 그가 수비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었다. 경기 내내 수비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는 가운데, 수시로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보여줬다. 후반 13분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도 기성용의 어시스트에서 나온 작품이었다. 여기에 더해 더욱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후반 20분 홍정호(27,장쑤 쑤닝)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순간. 누군가 다가와서 그의 머리를 툭 한 번 쓰다듬은 채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한 선수가 있었다. '캡틴' 기성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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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기성용. /사진=뉴스1



경기 후 만난 기성용은 골까지 넣으며 승리 팀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조용 이야기했고 들뜬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지함'과 '듬직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행동이었다.

특히 그는 먼저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에 대해 "승점 3점을 얻은 게 중요하고 만족한다.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라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도 지난 경기부터 수비 쪽에서 실수가 나오고 있다. 최종예선이다 보니 선수들 사이에 부담감도 있고, 또 잘하려고 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실수를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동료들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돌아가서 선수들과 잘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에서 보이는 부담감과 조급함에 대한 지적에는 "월드컵에 진출하느냐 못 가느냐 하는 경기들이다. 친선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저 역시 세 번째 경험하는 월드컵 최종 예선 무대다. 그렇지만 부담감이 많이 있다. 경험을 못해본 선수들은 더 부담감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이겨내야 큰 선수가 되고, 월드컵에 가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 개인이 이겨내야 팀도 한 단계 더 발전할 거라 본다"라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그동안 선수들한테 좀 부드럽게 대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최종예선부터는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채 이번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흔들릴 때 잡아주고, (동료가 부진할 때) 그 선수들의 몫까지 하는 게 주장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전까지 주장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

기성용은 골을 터트린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골을 넣는 게 제가 할 역할은 아니라고 본다. 경기 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기회가 온 것뿐이다"라면서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한 발을 더 뛰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저의 역할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제 대표팀은 '숙명의 라이벌' 이란으로 원정을 떠나 11일 오후 11시 45분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장소는 아자디 스타디움. 기성용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홈 이점이 크고 아무래도 이란은 우리가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란 원정에서) 한국이 늘 경기는 잘했는데 마지막에 실점을 해 졌다. 그런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선수들한테 이야기를 할 것이다. 또 영상을 보면서 이란에 왜 졌는지 공부할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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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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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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