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테임즈에 목 매는 NC가 망각한 한 가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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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은 잠재적인 살인행위라고 한다. 그런데 NC 다이노스가 음주운전을 한 선수를 감싸는 모양새다. 어떻게든 포스트시즌에 출전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매우 차갑기만 하다. 자칫, 지금까지 잘 쌓아놓은 구단 이미지마저 퇴색될 위기에 놓인 NC다.


NC 구단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1시께 테임즈가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테임즈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인 0.056%. 이후 테임즈는 26일 마산 중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어 사건 발생 5일이 지난 뒤에야 뒤늦게 KBO에 해당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이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은 계속됐다. 테임즈는 29일 홈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더블헤더 2차전에도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1회말 타석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조영훈으로 교체됐다. 이번에도 뒤늦게 김경문 감독에게 알리면서 교체가 이뤄졌다.

음주운전에 걸린 테임즈를 그대로 선발 출전시킨 NC. 당시 NC는 2승만 더하면 2위 자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삼성과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승리하며 2승을 추가,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대형 악재 속에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그런 NC에게 테임즈의 자숙 및 반성보다 더 중요했던 건 그의 활약, 그리고 팀의 승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KBO도 신속하게 징계를 내렸다. KBO는 다음날인 30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KBO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테임즈에 대해 야구 규약 제151조 '품의손상행위' 3호에 의거, 정규시즌 잔여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이어 KBO는 NC 구단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렸다. 야구 규약 제4조 '지시, 재정 및 재결' 3항에 의거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KBO는 "NC 구단이 해당 사안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KBO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또 29일 경기에 출장시키는 등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BO 징계에 이어 관심은 NC 구단의 자체 징계로 쏠렸다. '음주운전'으로 잘못한 선수에 대한 NC 구단의 생각과 구단의 지향점을 볼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구단은 KBO 징계에 더해 사회봉사 50시간 및 벌금 5000달러(약 550만원)를 추가했을 뿐. 출장 정지와 엔트리 제외 같은 보다 강력한 제재 내용은 없었다. 결국 구단이 포스트시즌에 테임즈를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사후 조치 및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배석현 단장의 1개월 감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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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서 만난 김경문 감독(왼쪽)과 이태일 대표이사.





NC는 올해 불미스러운 사건 및 사고의 한가운데에 있는 구단이다. 앞서 7월에는 투수 이태양이 승부조작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이재학은 승부조작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이민호는 사생활 문제를 일으키면서 구단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 및 사회봉사 5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이번에는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였다. 삼성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10여일 앞두고 큰 악재가 터졌다. 팀의 주축 선수인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것이다.

결국 삼성은 당시 김인 사장이 기자회견을 연 뒤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세 선수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의혹만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세차게 내린 결단이었다. 결국 삼성은 주력 선수 셋이 빠진 가운데, 두산에 1승 4패로 완벽하게 밀리며 시리즈를 내줬다. 5년 연속 통합 우승은 좌절됐다. 하지만 팬들은 삼성의 엔트리 제외 결정을 지지했고, '정정당당하고 깨끗한 준우승'이라 칭하며 축하했다. 우승보다 더 중요했던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NC 다이노스는 정말 모르는 걸까. 아님 애써 외면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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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단이 내세우는 핵심 3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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