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구르미' 박보검은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6.09.30 15:59 / 조회 : 5672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K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에 나오는 명대사로, 리더의 숙명을 잘 말해주고 있다. 왕관을 쓴 자리는 명예와 권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걸 의미한다. 이건 어느 자리든 리더에게 통하는 이야기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위치보다 조금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 이왕이면 리더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건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엑스트라보다는 조연을, 조연보다는 주연을 하고 싶은 것이 모든 배우들의 꿈이다. 물론 여기에도 ‘무게’는 당연히 따른다. 그런데, 과연 이 배우가 왕관의 무게를 잘 견딜 수 있을까? 처음엔 갸우뚱이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 세자 역 박보검 말이다.

물론 박보검이 주인공할 자격이 있음은 인정한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을 통해 급부상한 것만으로도 스타성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었던 것은 남자주인공 원 탑이란 이유 때문이다. '응팔'은 박보검 외에도 여러 청춘스타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기에, 극의 무게가 여러 배우들에게 분산되었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오롯이 박보검이 끌고 가야 한다. 다시 말해, 주연으로서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나라의 거친 운명에 놓인 왕 세자 역할에선 천호진, 박철민, 안내상을 비롯한 굵직한 중견배우들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김유정(홍라온 역)과의 로맨스에선 상큼함까지 전달해야 한다. 박보검이 짊어져야 할 왕관의 무게가 무겁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박보검은 주연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너무나 완벽하게 지고 있다. 시청률 역시 20%를 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대체 박보검은 어떤 마법을 부린 것일까. 연출과 대본이 좋아서? 아니면, 박보검의 팬심으로 그렇다? 이렇게 말할 수 없다. 단순히 운이 좋은 것만으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배우다. 극본 속의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질 때,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 세자라는 인물을 자신만의 매력적인 인물로 재탄생 시켰다.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한 맑음이 장점이면서도 그것 때문에 오히려 원 탑 주인공으로선 너무 가벼운 게 아닐까, 우려되었다. 그러나 그 장점을 김유정과의 로맨스를 달달하게 이끄는 마력으로 발휘하였고,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선 카리스마를 입히며 극의 무게 중심을 완벽하게 지켜내고 있다.

박보검은 주연으로서의 왕관을 쓸 자격이 차고 넘친다. 왕관의 무게를 너무나 잘 견디고 있으니까.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남은 회차 동안 어떤 마력을 더 부릴까, 기대된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