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무신' 中 촬영 어렵다..中 현재 파트너와는 끝"(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9.30 11:33 / 조회 : 4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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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기덕 감독이 중국에서 진행하려 했던 대작 무협영화 '무신'이 여러 이유로 중국 촬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기덕 감독은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국 비자 문제가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 말하기 어렵다. 말하면 안되는 상황이 됐기도 하고"라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그간 '무신'을 위해 여러 차례 중국을 오가며 준비해왔다. '무신'은

아시아 고대 왕국을 배경으로 자연을 숭배하는 부족과 종교를 지지하는 왕국의 전쟁을 불교식 우화로 풀어내는 영화. 디즈니 전 회장 딕 쿡이 설립한 딕 쿡 스튜디오와 중국 자매 회사인 필름 카니발이 함께 참여해 3700만 달러(약 415억원)가 투입된다.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중국 무협영화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김기덕 감독의 당초 오는 10월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무신'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유역비가 주인공으로 캐스팅 제안을 받고, 무술감독으로 원화평이 거론되는 등 진행도 순조로웠다. 그러나 정작 김 감독의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연출에 빨간 불이 걸렸다. 일각에선 한국에서 사드 배치 결정이 나오면서 김기덕 감독이 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결과적으로 여러가지 문제로 중국에서 작업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찍기로 한 파트너와는 끝이 났다"며 "다른 투자자들이 제안을 해왔긴 했지만 이런 여건에선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중국에선 투자사들이 절대적이다. 캐스팅도 직접 한다.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중국 회사들에서 제안들이 많지만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발언이 잘못 번역돼 한국과 중국에 알려진 것도 상황을 여의치 않게 만든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를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 촬영은 못할 것 같다고 한 게 통역 문제로 중국에서 촬영을 안 한다고 보도됐다. 그걸 중국에서 영향력이 있는 홍콩신문에 보도됐고, 그걸 다시 한국 언론에서 크게 썼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인터뷰 파일을 돌려서 해명 자료를 내긴 했는데 그건 별 관심이 없어 했다. 그런 부분도 중국쪽에서 나를 곱지 않게 보는 이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기덕 감독은 "이번에 '무신'으로 중국 워킹 비자를 받으려 했는데 중국 대사관에서 내가 어떤 일을 했고 하려는지 이미 다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민감할 순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은 내가 하려는 표현과 주제가 자유롭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지 않나. 그러다보니 김기덕이 중국 체제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계속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하려 했던 중국쪽 파트너는 중국 비자를 받을 수 없는 회사더라. 그런 비자는 중국 상공회의소에서 허락을 해준 회사만 줄 수 있다. 그렇다보니 그런 문제가 계속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무신'이 신과 관련한 소재란 점이 중국 당국에서 좋지 않게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한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선 민족, 종교, 정치, 안보, 폭력과 섹스 등 다섯 가지 소재를 금지한다"며 "그래서 '무신' 시나리오도 거기에 맞춰서 수정해서 시나리오 검열은 통과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중국에선 시나리오 검열을 통과해서 찍어도 완성본이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면 상영이 안된다"며 "그런 점도 고민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수백억원을 들여서 찍었는데 상영이 안되면 감독이 다 책임을 질 수도 있기 때문. 김기덕 감독은 "워킹 비자 없이 찍으면 그 책임을 감독이 다 진다고 계약 조항에 써있었다"며 "그래서 현재로선 중국에서 '무신'을 중국에서 찍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럼에도 '무신'은 꼭 하고 싶다. 이미 미국 3대 저널에도 다 소개가 됐고. 그래서 어디서라도 꼭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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