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덕아웃 히어로' 선동렬, 그의 거취가 궁금하다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6.09.30 10:34 / 조회 : 1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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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당시 야구 대표팀 선동렬 투수코치.


지난해 11월19일 도쿄돔.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12 준결승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4-3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던 9회말 마지막 수비. 한국벤치는 임창민 대신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야마다 삼진. 좌타자 요시모도 츠츠고 1루 땅볼 아웃. 아웃카운트 하나면 한국의 프리미어12 결승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후속 나카타가 중전안타를 치고나가자 일본벤치는 6번 마츠다 대타로 오른손 거포 나카무라를 승부수로 내세웠다. 그리고 한국벤치의 선택은 뜻밖에도 좌투수 이현승이었다.


“나카무라는 일본리그서도 왼손투수 공을 잘치는 선수야. 근데 투아웃에 1루거든. 이 친구 큰 거를 노릴거고 그러다보면 나쁜 볼도 막 치게 돼있어. ‘왼손 킬러’라는 장점 속에 약점도 있는 거거든. 평범한 왼손 공에는 큰 걸 잘 만들어내지만 변화되는 볼에는 또 약점이 있단 말이지. 이현승은 떨어지는 싱커성 체인지업이 좋고. 선동렬코치랑 눈이 딱 맞았어. 선동렬이 묻더라고. ‘현승이로 바꿀까요?’ ‘바꿔!’했지” 김인식 감독의 회고다. 결국 나카무라의 타구는 3루 땅볼에 그치며 도쿄돔을 탄식으로 몰아넣었다.

내년 3월 열리는 WBC를 앞두고 있는 김인식감독은 아직 코칭스태프를 꾸리지 않고 있다. 김시진(KBO 경기운영위원) 전력분석팀장을 비롯해 이종열, 최원호 SBS 스포츠 해설위원, 안치용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등 3명이 전력분석위원으로 선임되고 이미 이종열 위원의 경우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 WBC 4조 브루클린 예선전(이스라엘, 브라질, 영국, 파키스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스라엘의 전력분석을 마치고 28일 귀국했다. 또한 10월7일 1차 엔트리 제출을 앞두고 KBO 이순철 기술위원은 28일 미국으로 출국,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을 만나 현재 몸 상태와 대표팀 합류 의사 등을 확인하고 10월 4일 돌아올 예정이다.

김인식 감독은 WBC구상에 대해 “아직 코칭스태프도 꾸리지 못했는데 뭘”하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 선임시점을 10월8일 페넌트레이스 종료 이후로 잡았다. 왜? 시즌 종료 후 요동칠 프로야구 사령탑의 변화추이를 지켜봐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동렬 전 감독이 있다.

감독교체를 원하는 각 구단에게 ‘선동렬’은 대단히 매력적인 카드다. 1999년 주니치 드래곤스의 리그 우승을 이끈 후 현역 은퇴한 후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삼성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인 2005년 팀을 정규 리그 1위(74승 48패 4무)로 이끈데 이어 두산 베어스를 4연승으로 스윕하여 2005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정규 리그 3위였던 한화 이글스를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후 류중일 감독으로 교체됐다. 2011년 10월 18일 조범현감독 후임으로 친정 팀 KIA의 사령탑에 오른후 2012 시즌 5위, 2013 시즌 8위, 2014 시즌 8위의 부진을 보였지만 구단과 2년 재계약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2014년 10월 25일 재계약을 발표한 지 6일 만에 악화된 여론을 의식, 자진사퇴했다.


그리고 공식적인 첫 활동이 프리미어12 투수코치였고 선동렬 코치는 옛 명성에 걸맞은 ‘신들린 투수 교체’를 선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 대회 기간 중 6승 2패한 한국은 승리한 경기에서 한 번도 3점 넘게 내준 경우가 없었으며 두 번의 역전승도 마운드가 버텨준 덕분이었다. 특히 준결승인 한-일전에서 투수교체의 진수를 선보였는데 선발 이대은의 교체 타이밍만 조금 늦었을뿐 차우찬-심창민-정우람-임창민-정대현-이현승이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이 대회 8경기서 기록한 평균자책점 1.93의 상당부분이 선동렬 투수코치의 역량에 의지한바 크다.

KBO리그 10개 구단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이들은 김용희 SK 감독, 조범현 kt감독, 류중일 삼성감독, 김경문 NC감독 등 4명이다. 이들 외에도 몇몇 구단들에선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사령탑 교체론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프리미어12의 ‘덕아웃 히어로’ 선동렬. 그를 WBC 덕아웃에서 다시 보게 될지, 아니면 어느 구단의 사령탑으로 만나게 될지 그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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