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6회' LG, 어디서부터 꼬였나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9.25 08:33 / 조회 : 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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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하나의 대가는 컸다. 7실점이 모두 비자책으로 남았다. 4위를 굳힐 기회도 놓쳤다.

이날 LG는 단단히 꼬였다. 모든 것이 그 실책 탓으로 보이지만 이미 실타래는 그 전부터 얽혀있었다. 6회초 정주현이 공을 더듬는 장면 이전에 5회말 '대타'부터 전조는 시작됐다.

LG는 24일 한화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서 7-12로 졌다. 3-2로 앞선 6회초 무려 7점을 줬다. 1사 1루서 이양기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정주현이 더듬어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못했다. 2사 1루나 2루, 혹은 이닝이 그대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1사 1, 2루로 번지며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LG는 6회에 벌어진 점수를 끝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정주현은 6회초 대수비로 들어왔다. 5회말 손주인 타석에 이병규(7)가 대타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LG에는 내야 전문 대수비 요원 윤진호가 있다. 정주현의 강점은 공격력에 있다. 수비는 약하다는 평가다.

LG 벤치는 경기 후반 찬스가 더 있으리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6회초부터 윤진호를 투입하면 최소 한 두 타석은 서야 한다. 윤진호 타순에 승부처가 걸리면 LG는 다시 대타를 써야 한다. 그렇게 되면 8~9회를 버텨 줄 전문 수비수가 사라진다. 때문에 공격력이 좀 더 나은 정주현을 먼저 내보내고 윤진호는 정말 굳히기 상황에 쓰기 위해 남겨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공, 수를 겸비한 손주인을 너무 빨리 뺀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0-2로 뒤진 5회말 1사 1, 2루 손주인 타석에 이병규(7)가 나왔다. 이병규(7)는 한화 이태양을 상대로 12타수 5안타로 강했다. 합리적인 대타 작전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가을야구를 앞둔 LG는 최근 '기본기'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큰 경기일 수록 사소한 틈에서 승패는 크게 갈린다. 21일 NC전에는 주루사를 3번이나 당해 승리를 놓쳤고 이번 한화전은 실책으로 날렸다. 다행히 5위 KIA와는 아직 1.5경기 차로, 순위가 뒤집히거나 할 정도의 뼈아픈 타격은 없었다. 나름 저렴한 대가로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이 실수들이 조직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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