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韓버스사고 영상이 100만 '벤허'에 한몫 했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9.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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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벤허' 스틸컷


영화 '벤허'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밀정'의 흥행 독주 속에서 2위를 지키며 나름 꾸준히 관객을 모으는 모양새입니다. 같은 날 개봉한 '매그니피센트7'에 비해서도 우위가 뚜렷합니다.

오랜 시간 회자된 명작 영화의 리메이크로 맞대결에 관심이 쏠던 작품들입니다. 원작이 소설인 '벤허'의 경우 윌리엄 와일러 감독-찰턴 헤스턴이 뭉친 1959년 명작영화 '벤허' 이후 57년만의 리메이크입니다. '매그니피센트7'은 1960년 존 스터지스 감독이 연출한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했습니다.


북미에선 먼저 개봉한 '벤허'가 처절하게 무너졌습니다. 왜 다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비아냥과 혹평이 쏟아졌고, 흥행 성적도 처참했습니다. 제작비만 1억 달러가 들었다는 대작이지만, 개봉 한 달을 넘긴 북미의 흥행수익은 고작 260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현지시간 23일 개봉한 '매그니피센트 7'은 상대적으로 평이 좋습니다. 이병헌을 비롯한 다국적 캐스팅으로 인종적인 다양성을 꾀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점을 어필하는 데도 성공했고요.

하지만 한국에선 '벤허'가 흥행에서 앞섰습니다. 1959년 '벤허'에 덕택에 중장년에겐 향수를, 젊은층에겐 호기심을 자아내는 데 성공한 모습입니다. '매그니피센트7'의 경우 잘 알려진 원작의 제목 '황야의 7인'을 그대로 한국 제목으로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세대에게 일단 인지도가 높은 제목인데다, 추억의 서부극을 그리워하는 중장년 남성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유에서입니다.

새로운 '벤허'는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기술, 더욱 강한 스펙터클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두고 관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원티드'의 대담하고도 스피디한 액션신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티무크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유튜브의 여러 영상을 보며 시각적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벤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차경주 장면을 위해서는 미국의 인기 레이싱대회 나스카 영상을 보며 속도, 페이스를 조절했다고 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에서 벌어진 실제 버스 충돌사고 영상도 그의 액션 연출에 한 몫을 했다는 점입니다. 프로덕션 노트에 따르면 감독은 아이디어를 얻으려 유튜브를 뒤지던 중 인천에서 실제 발생한 버스 사고 CCTV 영상을 접했고, 이를 해상 전투 장면에 참고했습니다. 초반부의 액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로마군과 그리스군의 해상 전투에서 로마군의 갤리선이 그리스 천박과 부딪치는 장면의 충격을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티무크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실감나는 올리버 우드 촬영 감독의 촬영 기법을 칭찬하면서 "영화의 진정성을 위해 인위적인 화려함을 자제하도록 노력, 관객들이 배경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실감나는, 좀 더 실제같은 충격감을 위해서였겠지만 어딘가 씁쓸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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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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