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복귀' LG 우규민, 관건은 자신과의 싸움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8.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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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규민. /사진=LG트윈스 제공





"경기 전 세웠던 계획을 어느새 잊어버린 채로 던지고 있다."


LG 우규민이 지난 7월 5일 삼성전서 패전투수가 된 후에 했던 이야기다. 초반부터 꼬이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휘말려 헤어나오지 못했다는 말이다. 우규민은 스스로를 그렇게 진단했다.

30일 롯데전은 올 시즌 두 번째 복귀전이다. 벌써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다. 팀 내 1~2선발을 다투는 투수에게는 흔치 않은 일이다. 5승 9패 평균자책점 5.15의 평범한 기록이 그의 부침을 말해준다. 처음에는 부상이 이유였지만 이번에는 아픈 곳도 없다.

우규민은 지난 4월 26일 삼성을 상대로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달성한 뒤 내리 3패를 당했다. 결국 5월 22일 1군에서 빠졌다. 6월 4일 복귀전서 kt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고 바로 다음 등판인 10일 한화전에는 8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당시 우규민은 "허리를 삐끗하고 나서부터 이상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 밋밋하니까 속수무책으로 맞았다"고 연패 기간을 돌아보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와인드업 자세도 선발투수를 처음 시작할 때 폼으로 바꿔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화전 호투 이후 다시 4연패에 빠졌다. 6월 17일 KIA전은 7이닝 3실점 패전으로 불운했다고 볼 수 있지만 22일 SK전, 28일 KIA전, 7월 5일 삼성전에는 모두 7실점이나 했다. 4연패 후 6경기에서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12로 호투하다가 지난 18일 한화를 상대로 4이닝 5실점 패전을 남긴 뒤 2군행 통보를 받았다.

7월 초 두 번째 슬럼프에 빠졌던 우규민은 "이상하게 요즘에 마운드에 오르면 계획대로 못한다. 1회에 실점해도 그냥 다음 타자 상대하면 되는데 '또 반복이 되는구나'하는 불안감 때문에 좋지 않은 패턴으로 휘말린다. 마인드컨트롤이 쉽지 않다. 5월과 달리 몸에는 문제가 없다. 어쨌든 답을 찾아야 한다"고 부진의 원인을 짚은 바 있다.

30일 복귀전 상대인 롯데에게는 강한 편이었다. 올 시즌 3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 중이다. 특히 사직에서는 6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기억이 있다. 4위 KIA, 6위 SK 사이에 각각 0.5경기 차로 끼어있는 LG에게도 우규민의 반등은 절실하다.

우규민은 최근 LG의 철벽 셋업맨으로 떠오른 김지용이 가장 따르는 선배이기도 하다. 김지용은 "(우)규민이 형이 해준 말 중에 자기 구위를 믿고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린 적이 있다. 후배가 마음에 새긴 조언을 이제는 스스로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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