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관 감독 "한예리 훌륭한 배우..정유미 항상 응원"(인터뷰②)

영화 '최악의 하루' 각본·연출 김종관 감독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8.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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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최악의 하루'는 복잡다단한 남녀 관계를 통해 보편적인 인간 관계와 갈등을 이야기한다.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절묘하게 균형을 유지하려는 인간 내면의 속성을 섬세하게 관찰한다.


"인간은 상대와 어떤 관계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속성과 성격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에겐 좋은 사람일 수도, 또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한 변화와 충돌되는 지점을 재밌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영화 속 은희가 세 남자와의 관계에서 조금씩 성격이 변모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진심과 거짓말의 연속이다. 김 감독은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은희의 행동이 크게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왜일까. 실제 인간이란 모순적인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은희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성격과 역할이 다르죠. 현호와는 솔직한 듯하면서 이기적이고 감추는 관계라면, 운철과는 헤어지더라도 좋은 모습으로 이기려는, 좀 더 비겁한 관계죠. 주로 사회생활 할 때 직장 동료들끼리도 좋은 척하면서 나쁜 생각을 하고 있는 거랄 비슷하달까요. 반면 료헤이는 서로 소통은 안되지만, 감출 필요가 없는 좋은 관계가 되잖아요. 어쩌면 은희는 셋 다 연기 일수도, 셋 다 진심을 수도 있는데, 세 사람 사이에서 료헤이가 가장 나은 모습을 보여주죠. 그런 사람들의 속성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과 주옥 같은 대사들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힘이다. 은희를 연기한 한예리는 독립영화 시절부터 김 감독이 눈여겨봤던 배우다. 김 감독은 관계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은희의 역할로 한예리만큼 적합한 배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예리 씨처럼 차분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여배우가 해야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너무 밝은 사람이 하면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거 같았죠. 특히 이희준 씨가 연기한 운철과 만났을 때 미묘하게 톤을 바꿔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잘 안 날 것 같았죠. 제가 아는 선에서 그런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한예리 씨였어요.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죠. 똑똑하지만 직관적인 면도 있고, 몸도 잘 쓰는 배우입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요. 덕분에 찍으면서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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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 /사진=이동훈 기자


김 감독은 최근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은 정유미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정유미라는 연기자를 처음 발굴해냈고, 자신의 장편 데뷔작 '조금만 더 가까이'를 통해서도 한 번 더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은 "영화를 시작하면서 굉장히 훌륭한 배우를 알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맘 속으로 항상 응원하는 배우다. '부산행'을 봤는데 연기가 너무 좋더라. 점점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년 개봉 예정인 차기작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을 통해 정유미와 재회했다.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에는 정유미를 비롯해 임수정, 한예리, 정은채 등 평소 그와 인연을 맺은 여배우들이 총출연한다. '최악의 하루'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김 감독 만의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한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니멀한 영화에요. 카페 테이블 하나를 놓고 여러 여배우들이 바꿔가면서 진행해 나가는 형식입니다. 배우들의 연기적인 힘들도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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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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