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故구봉서, 마지막까지 코미디·후배 생각한 위대한 스승"(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6.08.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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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코미디언 故 구봉서의 영정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까지 코미디와 후배 생각한 스승님"

코미디언 엄용수가 고 구봉서를 떠나보내는 마음을 밝혔다.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의 발인식이 29일 오전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송해, 엄용수, 이홍렬, 김학래, 김미화 등 후배 코미디언들이 참석해 고 구봉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식 후 코미디언협회장 엄용수는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구봉서 선생님이 이렇게 떠나 안타깝다"며 "가장 최고령자이자 인기 있고, 존경받는 모범 생활을 하신 코미디언이셨다. 늘 코미디에 전념하시고 다른 곳은 쳐다보지 않으신 코미디계의 아버지, 친구, 위대한 스승님이었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후배들이 한 달에 한 번 구봉서 선생님을 찾아갔었다"며 "저희가 가면 누가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한 얘기를 하시면서 '좋았다', '자제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씀해 주셨었다"고 고인의 생전 모습을 회상했다.

이어 "또 후배 코미디언들이 결혼한다고 하면 축의금까지 보내주시면서 챙겨주시고 지시해 주셨다. 살아있는 전설로 역할을 다 하셨다"고 밝혔다.

엄용수는 "대단하신 우리 스승님이 타계하셨다. 너무 아쉽다"며 "25년 동안 세배를 갔는데, 그 때마다 은행에서 돈을 찾아 후배들에게 3만 원씩 챙겨주셨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코미디를 생각하셨다. 아프신 가운데도 저희들과 코미디에 대해 얘기하셨고, 재치와 촉이 살아 있었다"며 "대화를 하면 얼마나 웃기던지 찾아뵙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고 구봉서가 몇몇 축제에 함께 하던 것을 언급하며 "행사에 가면 선생님이 자신 때문에 후배들이 고생한다고 빨리 가야된다고 하셨었다. 그 때 저희가 더 사셔야 한다고 했다"며 "후배들 생각해서 서늘한 날을 택하신 것 같다. 음성을 들으면 10년, 20년 더 사실 수 있었는데 후배들 고생하지 말라고 앞당겨 영면하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이날 발인식에 참석한 송해와 구봉서의 생전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그는 "구봉서 선생님이 송해 선생님보다 한 살 많으신데, 혼내주시고 그랬다. 저는 송 선생님이 정말 어려웠는데, 구 선생님은 그렇지 않았다"며 "구 선생님이 송 선생님을 볼 때 '너 일로 와봐. 요즘 뭐가 바빠서 안 찾아와'라면서 혼내고 그러셨다. 그게 저희들에게 위안을 주시려고 그러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너무 아쉽다. 빈자리가 크다"며 원로 코미디언, 코미디계의 대부를 떠나보내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고 구봉서는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90세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

고인은 1926년 평양에서 출생, 1945년 악극단의 희극배우로 시작해 400여 편의 영화, 980여 편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1969년부터 1985년까지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크고 작은 웃음을 선사했다. 한평생 희극인으로 활동해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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