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나나의 발견, 나나의 반전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8.28 16:28 / 조회 : 17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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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와이프'의 나나 /사진제공=플레디스


애프터스쿨의 비주얼 멤버 나나에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다. 도도하게 치켜뜬 눈에 매력적인 콧소리, 새침함을 넘어 냉랭한 스타일, 완벽한 몸매를 갖춘 슈퍼모델 출신 걸그룹 멤버는 그저 비주얼과 이미지로도 화제를 몰고다녔다. 그녀가 스타덤에 오를 이유가 분명한 만큼 괜한 미움을 사는 것도 어쩔 수 없어 보였다.

맨 처음 나나가 tvN의 '굿 와이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도 분위기가 냉랭했다. 중국 드라마에 한 번 출연한 게 고작인 걸그룹 멤버가 단번에 기대작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꿰차다니. 더욱이 '굿 와이프'는 '칸의 여왕' 전도연을 필두로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김태우 차순배 전석호 태인호 등 연기파들로 진용을 세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으로 데뷔 8년차 가수를 연기자로 재발견하게 될 줄이야. 방송을 보기 전엔 몰랐다.

나나는 첫 회부터 온전히 시선을 붙드는 데 성공했다. 그가 맡은 MJ로펌 조사원 김단은 천의 얼굴로 누구라도 꼬셔 내 정보를 캐올 수 있는 매력 만점 능력자였고, 동시에 시원히 웃는 일 한 번 없는 속 모를 캐릭터이기도 했다. 독보적인 미모에 쌀쌀맞은 이미지를 품고 있던 나나에겐 이미지와 캐릭터가 합일하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녀는 기회를 붙들어 제 것으로 만들어냈다. 심지어 김단 캐릭터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극 중 전도연의 남편 유지태와의 옛 불륜이 터지기까지 했으나, 나나 표 김단에 대한 시청자의 지지는 굳건했다. 굳건한 캐릭터, 역에 쏙 녹아든 연기가 없다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다. 하물며 그 김단을 연기한 이는 뭇 여인들에게 괜한 미움을 사기 일쑤였던 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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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와이프'의 나나 /사진제공=플레디스


타고 난 매력만으로 까다로운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인배우 나나가 안정감 있게 카메라 앞에 선 비결은 뒤늦게 전해지고 있다. 지난 2년 남몰래 열심히 연기를 배웠다. '굿 와이프'를 위해선 무려 5번 오디션을 봤다. 가장 많은 분량을 함께한 대선배 전도연에게 '도와달라' 먼저 도움을 요청하고, 5시간 동안 대본 연습을 할 만큼 적극적으로 극에 매달렸다. 경상도 사투리를 위해선 팀 멤버 리지가 녹음해 준 대사를 달달 외울 정도였다. "한다면 제대로 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과 노력이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셈이다. 오랜지캬라멜의 애교 날리기가 도저히 몸에 붙질 않아 거울을 보며 홀로 연습을 거듭했던 일, '진짜 사나이' 출연 당시 반전의 털털함에 함께했던 출연진들이 경악했던 일이 뒤늦게 회자된다.

지난 27일 '굿 와이프'가 막을 내렸다. 시즌2에 대한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김단외전'을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만만찮다. 캐릭터의 덕이지만 캐스팅의 덕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데뷔 9년 만에 이미지를 넘어선 능력과 실력, 잠재력을 입증한 기대주, 나나를 발견했다. 타고 난 매력이 전부가 아님을 알린 그녀의 반전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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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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