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 '카이'의 뒷자리..갈 길 먼 韓애니메이션의 현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8.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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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들보인 두 감독 이성강 감독과 연상호 감독이 손을 잡고 야심차게 애니메이션을 내놨습니다. 두 사람이 감독과 제작자로 힘을 합친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카이가 살고 있던 평화로운 마을이 눈의 여왕 하탄의 공격을 받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카이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의 설정을 그대로 차용 했습니다. 친구를 가족으로 바꾸고 캐릭터에 한국적인 감성을 입혔지만 스토리라인은 비슷합니다. 앞서 지난 2014년 개봉한 디즈니 '겨울왕국'이 '눈의 여왕'의 모티브만 차용하고 스토리를 완전히 변주했다면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동화가 가진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갑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함께 보면서 생각할거리를 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합니다. 지난 17일 개봉한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지금까지 2만 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습니다. 개봉 관수는 전국 30여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도 교차상영입니다.

7억여원의 저예산 압박에도 고군분투하며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이지만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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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사실 이성강 감독은 '겨울왕국'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을 기획했습니다. 예산 문제로 인해 여러 번 엎어지고 묻어두었다가, 연상호 감독이 제작자를 자처해 이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수 있었죠. 이성강 감독은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을 기획하던 중 먼저 개봉한 '겨울왕국'을 보고 안타까움과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연상호 감독 역시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에 큰 힘을 쏟았습니다. 지난해 '부산행' 촬영을 마치고 몇 달 동안 매일 스튜디오에 출근해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의 제작을 지켜봤습니다. 스스로도 "'부산행'보다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에 더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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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 감독 연상호 감독 / 사진=이기범 기자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여름 대작 영화들에 밀려 학생들의 방학 기간에 상영 날짜를 잡지 못했고, 어린이들이 개학할 때쯤에야 개봉했습니다. 또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과 같은 날에 개봉했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과 '서울역'이 같은 날에만 개봉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결국 같은 날 개봉한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성강 감독과 연상호 감독은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 개봉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두 사람은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이 결과에 상관 없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성강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무엇이 상업적인가에 대한 편견들이 있고 캐릭터의 상품화 관점에서 애니메이션 바라보다 보니 만드는 입장과 보는 입장이 안 맞는 부분 있다. 그런 지점이 어렵다"라고 고충을 전했습니다.

두 애니메이션 감독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이 외면 받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은 만화(웹툰)도 잘되고 영화도 잘되는데 왜 만화영화만 안될까요"라고 묻던 연상호 감독의 질문이 계속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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