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밝힌 '특타 논란' 그리고 '이승엽-이치로'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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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뉴스1





한화 김성근 감독이 '특타'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에 관해 자신의 신조를 밝혔다.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는 NC와의 홈 경기에서 1-13으로 크게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2연패 수렁에 빠진 채 49승3무61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8월 10일 대전 삼성전 이후 홈 5연패. 5위 KIA와의 승차는 5경기로 벌어졌다

2연패에 빠진 한화는 또 한 번 심야 특타에 돌입했다. 이틀 연속 특타였다. 한화는 전날(24일) 넥센에 6-12로 패한 뒤 특타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특타는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막을 내렸다.

그리고 NC에 크게 패한 뒤 한화 타자들은 또 다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한화 타자들은 NC 선발 해커를 상대로 5개의 안타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정근우, 이성열, 김태균, 하주석, 장운호가 각각 안타를 1개씩 쳐냈을 뿐이었다.


결국 경기 후 김성근 감독과 김재현, 쇼타 타격 코치가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특타 멤버는 총 10명. 조인성과 이용규를 비롯해 이성열, 김태완, 김회성, 양성우, 하주석, 장운호, 장민석이 특타에 임했다.

시즌 중 행해지고 있는 한화의 특별 타격 훈련을 바라보며, 늘 그 효용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타는 타격 감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과, 시즌 중 특타는 힘을 빼놓을 뿐이라는 의견이 대립한다. 물론 한화처럼 심야 혹은 원정 특타 훈련을 많이 하는 구단은 없다.

김성근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모처럼 취재진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특타'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경기 전 하는 배팅 훈련과 거의 똑같은 것"이라면서 "이치로는 초등학교 시절, 하루에 공 2천개를 쳤다고 한다. 또 마쓰이는 천 개를 때려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200~300개를 칠까 말까다. 일본의 연습량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한국의 리틀 야구가 강한 것도 연습량이 엄청나기 때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 윤재국 코치가 있다. 쌍방울 시절 발은 빨랐는데, 방망이를 쳐도 안 넘어갔다. 그래서 매일 2시간 반 정도 특타를 했다. 나중에는 가운데 백스크린을 맞히더라. 최동수도 그랬다. (특타가) 아니었으면 그해 다 사라졌을 것"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많이 쳤다 안 쳤다를 떠나, 요즘은 1천개도 안 친다. 보통 200~300개다. 이 나이 때 200~300개를 안 치면 정상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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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NC전 후 특타 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이글스파크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그러면서 김 감독이 언급한 두 선수는 바로 이승엽과 왕정치였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지바 롯데 시절, 경기를 앞두고 500~600개의 티배팅을 소화했다. 손바닥이 찢어지기도 했지만, 다 그런 과정이 반드시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왕정치도 경기장에 가기 전, 그리고 경기장에서, 또 경기가 끝난 뒤 배트를 계속해서 휘둘렀다"면서 "특타, 펑고 훈련을 할 때 결국 (한계를) 넘어가야 이기는 것이다. 못 넘어가면 못 이기는 것이다. 그 길은 지나간 사람만 안다. 지나가지 않으면 모른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막혀 있다. 젊은 세대들은 포기가 빠르다. 한국의 문제점이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타고난 천재라도 피나는 '노력'과 '연습'이 없다면 대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 감독이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 세계적인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은 이렇게 크게 성공한 선수들의 모든 과정을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훈련은 어느 누가 봐도 혹독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친다. 몸과 마음이 힘들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어찌 보면 힘이 달리는 것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전쟁 같은 실전을 치러야 하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이런 '힘이 드는' 훈련을 하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에 "그럼 기량 미달인 선수가 경기에 나가봤자 뭐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안 되는 선수들은 체력을 비축한 상태서 경기에 나가봤자 안 된다. 기량을 올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24일 선발 이태양은 1회와 2회 그리고 3회 투구가 모두 달랐다. 즉 '내 것'이 없는 거다. 머릿속에 이론이 있어봤자 뭐하겠는가. 결국은 연습을 해서 만들어야 한다. 정근우도 홈런을 칠 때는 최고였다. 하지만 이후 타석에서는 다시 밸런스가 무너졌다. 요 사이 정근우가 잘 안 맞았는데, 안 될 때 그걸(좋은 밸런스) 찾아주는 게 '특타'다. 다들 특타 연습을 피해 의식으로 보니까 안 좋게만 보는 거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프로라면 무의식 속에서 (동작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시즌 도중 특타를 한다고 체력에 대해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체력이 없으면 프로 무대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한 뒤 "체력이 곧 기술이다. 특타는 감각을 되찾아주는 과정이다. 그 속에서 감이 생기는 것이다.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행동으로 나오게끔 하는 것. 그게 곧 프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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