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밀정'의 발견, 엄태구의 '싸다구' 신공 뒷이야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8.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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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 / 사진=이기범 기자


영화 '밀정'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언론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영화는 1920년대 말을 배경으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항일독립무장단체 의열단과 이들을 쫓는 일본 경찰의 숨 막히는 암투, 회유, 교란작전을 그린 스파이물입니다. 과연 호사로운 한 상입니다. 김지운 감독과 4번째 만난 송강호,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공유, 미모와 존재감을 더해가는 한지민, 거기에 이병헌의 특별 출연까지. 묵직하고 믿음직한 멤버들이 가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화를 보면 다시 되새기게 될 배우가 있습니다. 독립군 잡는 일본 경찰 하시모토로 분한 엄태구입니다. 송강호가 맡은 경찰 이정출과 함께 의열단을 뒤쫓지만 내내 신경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인물입니다. 화려한 출연진에 가려져 있던 캐릭터지만 상당한 비중과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송강호와의 맞대결에도 결코 만만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 책 잡힌 부하에게 격분, 연거푸 따귀를 날리면서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장면은 특히 입이 떡 벌어집니다.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도 '당연히' 질문이 나왔습니다. '원래 그런 분은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왔습니다. 그만 웃음이 터진 엄태구는 민망한 듯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연히도 "그렇게 따귀를 많이 때린 적은 처음"이라면서요. 정작 연기할 땐 '한 번에 끝내야겠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 "상대 선배에게 너무 죄송했습니다. 중국에서 촬영이 끝나고 돌아가기 전에 피자 두 판을 사 들고 선배의 숙소를 찾아갔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지 김지운 감독이 마이크를 넘겨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번에 끝내지 못했다"며 "촬영을 두 번 하고 카메라를 한 번 뒤집어서 더 갔다"고 콕 집어 설명했습니다. "본인은 한 번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네 번"이라는 말에 객석에서 작은 한탄이 흘러나왔을 정도입니다. 왜 그랬는지, 문제의 따귀신을 한 번 보시면 공감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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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사진 왼쪽)과 송강호 / 사진='밀정' 스틸컷



김지운 감독은 그 와중에도 엄태구에 대한 칭찬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 때마다 악마적인 모습으로 때리더라고요." 참고로 김지운 감독과 엄태구의 인연은 2010년 '악마를 보았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단역으로 출연했던 엄태구를 눈 여겨 본 감독이 이번엔 묵직하고도 중책을 그에게 맡긴 겁니다.

'잉투기', '인간중독', '차이나타운' 등. 이미 그를 알아보고 지켜보고 있는 영화팬들도 상당할 겁니다. 광대뼈 아래 짙은 음영이 드리워지는 얼굴, 낮고 거친 음성, 그리고 형형한 눈빛. 쟁쟁한 스타들 사이에서도 긴장 없이 제 몫을 해낸 배우 엄태구를 '밀정'에선 더 제대로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영화는 오는 9월 7일 개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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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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