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성공한 LG, 성적까지 잡을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8.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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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좌)과 양상문 감독.





LG 트윈스의 세대교체는 이미 성공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유격수와 2루수, 1루수 정도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주전의 얼굴이 바뀌었다. 어린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면서 팀 성적 또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


LG는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서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 반강제적인 리빌딩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경험은 적지만 잠재력이 큰 젊은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밀어줬다. 2016 시즌을 맞는 LG의 전력은 가능성은 크지만 물음표 투성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LG를 7~9위 권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24일 현재 LG는 4위 SK를 불과 0.5경기 차로 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외야진이다. 박용택과 이진영, 이병규(7번, 9번 모두) 등을 뛰어 넘는 선수가 나오질 않아 수년간 정체돼 있던 LG 외야진이 한 시즌 만에 물갈이됐다. 개막전 좌익수와 중견수로 나섰던 이병규(7), 임훈은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 2군으로 내려갔다. 채은성과 김용의가 주전을 꿰찼다. 남은 한 자리에는 이천웅, 문선재, 이형종 등이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기회를 받고 있다.

채은성은 99경기서 타율 0.323, 홈런 9개 70타점으로, 타점 부문 박용택과 팀 내 공동 2위다. 김용의는 전반기만 하더라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맸으나 후반기 타율 0.402로 리그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려놓으며 붙박이 리드오프로 활약 중이다. LG는 젊은 외야수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지난 22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야수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투수 7명에 내야수 2명, 포수 1명을 선택했는데 외야수를 지명하지 않았던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금 어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고 퓨처스리그에도 좋은 자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변화도 인상적이다. 2012년부터 4시즌 동안 109세이브를 거둔 봉중근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임정우가 자리를 대신했는데 첫 해부터 대성공이다. 6월 한 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24일 현재 3승 7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에는 14경기서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순항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중간에서는 김지용이 6월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후반기에만 7홀드를 낚아 필승조에 안착했다. 선발진에서도 기존의 우규민과 류제국 외에 임찬규, 이준형 등이 가능성을 보이며 다음 시즌 전망을 더욱 밝혔다.

LG는 이런 유망주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월이 지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5위에서 8위까지 추락했다. 일부 극성팬들은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외야에 내걸기까지 했다. 하지만 꿋꿋한 믿음 덕에 이들은 차례로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시작했고 8월 3일 두산전부터 12일 NC전까지 9연승을 달렸다. 2002년 이후 무려 14년 만의 질주였다. 멀게만 느껴졌던 5강권도 이제 손만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LG가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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