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 컴백' 양수경 "두려웠지만, 노래하는 게 바로 '나'"(인터뷰①)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6.08.25 00:00 / 조회 : 2823
  • 글자크기조절
image
양수경 / 사진제공=서원기 작가


전성기 때는 내놓은 곡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당연하듯 휩쓸었다. 데뷔 직후, 일본에서도 신인상을 받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빼어난 감성과 가창력은 물론 인형 같은 외모가 바탕이 됐다.

하지만 17년 만에 음악으로 돌아온 지금은 모든 것이 낯설다. 너무도 익숙했던 무대가 떨리고 긴장되기까지 한다. 대중이 자신을 '추억팔이 가수'로 보지나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다. 그래도 자신감을 갖고 팬들 앞에 섰다. 중학생 때부터 꿈꿨던 가수의 길이 자신에겐 너무도 소중하고 천직임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아서다. 아이들에 떳떳하고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가수로 복귀하는데 큰 용기를 줬다.

바로 80, 90년대를 풍미한 여가수 양수경 이야기다.

1988년 '바라볼 수 없는 그대'로 정식 데뷔한 뒤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그대는' '사랑은 차가운 유혹'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외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결혼 다음 해인 1999년 정규 9집 '후애' 발표 이후 가요계를 사실상 떠났다.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그렇게 살았다.

행복했던 가정생활이지만, 무대와 멀리 있는 동안 갑작스레 남편과 사별했고 여동생도 하늘나라로 먼저 보냈다. 그만큼 아픔도 있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아이들이 여전히 자신 곁에 있고, 음악도 항상 옆에 있었음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양수경은 지난 7월 프로듀서 하광석이 만든 감성 신곡 '사랑 바보'를 타이틀 곡으로 한 새 미니 앨범을 공개, 17년 만에 가요계에 정식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번 앨범에 나훈아의 '갈무리'도 리메이크해 담았다. 리메이크를 잘 허락하지 않는 나훈아의 곡을 수록했기에 이 부분 역시 화제가 됐다.

17년 만에 새로운 출발점에 선 양수경과 마주 앉았다.

-오랜만에 컴백한 소감은.

▶솔직히 컴백이 두려웠다. 사연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 다 있지 않나. 제가 가수로만 비쳐졌으면 좋겠는데 가십거리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그런 게 두려웠다. 하지만 팬들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사람들에 실망하고 상처받고 그랬을 때도 있었는데 제가 바뀌어서 그런지, 이젠 사람들 시선이 바뀌어서 좋다.

-결정적으로 17년 만의 컴백을 결심한 계기는.

▶가수로 복귀하고픈 마음은 늘 있었다. 결정적 계기는 엄마니까. 언제까지 슬퍼하고 쳐져있고 이런 게 아이들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제가 열심히 활동하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을 아이들에 보여주고 싶었다. 저 또한 살아있는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또 생활이라는 게 다 있지 않나. 나이도 있고 더 이상 미루면 못할 것 같기도 했다.

-오랜만에 노래하는 것이라 힘들었을 법도 한데.

▶저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노래방에서 노래를 들은 보컬 트레이너 및 회사 대표도 처음에는 어디 가서 노래하지 말라고 하더라, 호흡도 짧아서 혼나기도 했다. 집에 가서 많이 울었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다. 신인 때도 이렇게는 안 했던 것 같다. 프로듀서인 하광석씨에게 '광석씨, 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만큼 노래에 애정이 있어서였다.

-한창 활동할 때와 지금 가요계는 상황과 성향이 많이 다른데.

▶의식적으로 듣지 않았던 2년 정도를 빼놓고는 음악을 많이 들었다. '양화대교'도 듣고, 도끼 노래도 듣는다. 사람마다 색깔이 있기에 제 음악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훌륭하고 예쁜 가수들이 많지만 제 음악을 잘하고 싶다.

-오랜만에 '가수' 양수경이란 이름을 찾은 듯하다.

▶무대에 있을 때는 순간순간 '엄마'란 이름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간 제가 이렇게 많은 재산(히트곡들)이 있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는 생각도 했다.

-최근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을 때 글썽였는데.

▶단어로는 표현이 안되더라. 저는 노래를 안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안하고 살았을 때는 산소가 없었던 것처럼 답답했는데 노래를 하니까 '바로 이게 나였지'란 생각이 들었다. '불후의 명곡' 방송 나가고는 한동안 우울하기도 했다. 갑자기 나이 든 제가 화면에 나와서 그랬는데, 그 모습에도 익숙해지려고 계속 봤다.

(②에 계속)

기자 프로필
길혜성 | comet@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길혜성 스타뉴스 연예국 스포츠유닛 유닛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