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소록도의 비극..오해로 얼룩진 한센병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6.07.31 00:24 / 조회 : 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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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한센병 환자들의 비극, 소록도의 비극이 낱낱이 공개됐다.


30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열네 개 유리병의 증언 - 나는 왜 태어날 수 없었나'로 비밀을 간직한 의문의 섬에서 벌어진 비극의 실체를 찾아 나섰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찾은 의문의 섬은 바로 소록도다. 소록도는 한센인이 모여 사는 곳으로 제작진이 취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의 인체를 표본으로 만들어 유리병 안에 담아 보관했다는 기괴한 소문을 접했다.

무엇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공개된 사진 중 가장 놀라운 것은 122개의 인체 표본, 14개의 유리병에는 태아의 사체가 담겨 있는 사진이었다.

제작진이 취재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가마솥에 사람을 삶았다", "강제 낙태" 등 외에 사람을 부위별로 잘라 유리병에 넣어 놓은 사진도 공개됐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자행된 비극이 아니었다. 90년대까지 정관수술도 이뤄졌었다는 주민의 증언도 있었다.


한센병 환자들의 비극은 소록도에서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소록도에서 시행되던 낙태, 정관수술이 대전, 익산, 여수, 부산 등 5개 국립병원에서도 시행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국립 칠곡병원 안동분원을 찾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은 원장이 수술을 안 하고는 배기지 못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임신을 철저히 금지하면서 한센병 환자들을 학대한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유전이나 전염되지 않는 피부병이라고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과거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오해가 풀리지 않게 한 것도 문제라도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국립 삼육학원에서 전염병을 우려해 한센병력자 자녀들만 따로 격리해 교육했던 대구의 기숙사의 실태도 전했다. 또 1972년 미국 NBC 다큐멘터리를 통해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성나자로마을에 있던 아이를 찾아나섰다. 제작진이 찾은 아이는 한센병 환자의 딸로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었고, 그녀는 "모든 게 무서웠다"면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미국에 온지 40년이 된 그녀는 결혼까지 하고,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한센병 환자들, 그들의 2세와 3세에 대한 차별은 그릇된 정보와 사회 인식에 대한 문제였다. 이를 두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1960년대에도 정부가 오히려 포상 등으로 막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539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낙태와 정관 수술 피해로 여섯 차례에 나눠서 소를 제기,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도 알렸다. 피해자들 중 1심에 승소, 2심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1년 8개월 째 계류 중이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악습을 정부가 고스란히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들이 과거 보건사회부 즉 정부에서 진행했다는 증언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이) 자발적이었다"는 입장을 내놓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차별과 오해의 섬에 갇혀 있다고 한센병 2세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센병 환자들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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