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 '인천상륙작전'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7.31 06:05 / 조회 : 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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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이 성공적으로 극장가에 상륙했습니다. 첫 주말에 3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모을 것 같습니다. 개봉 전 기자와 평론가들에게 "모든 게 엉망"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들은 '인천상륙작전'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스타뉴스가 CGV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첫날인 27일과 28일 20대 관객(37.2%), 특히 20대 여성 관객(22.2%)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봤고, 뒤는 40대(남녀 평균 26.8%)가 이었습니다. 40대가 30대(평균 20.9%)보다 많았습니다. 통상 20대 여성이 어느 영화든 가장 많은 관객층이란 걸 고려하면 '인천상륙작전' 흥행은 40대가 견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반적으로 연령대별 관객층은 20대-30대-40대 순입니다. '명량' 같은 특수한 예가 있긴 합니다. '명량'은 20대 여성이 가장 많이 봤지만 평균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아직 초반이긴 합니다만 '명량'과 '인천상륙작전'이 중장년층 관객을 이끄는 요소가 있단 뜻이겠죠.

'인천상륙작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습니다. 국가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이른바 '국뽕영화'란 시선과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사람들의 희생을 다룬 영화란 시선이죠.

두 가지 시선은 팽팽합니다. 서로에 욕설도 서슴치 않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이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자, 기사 댓글란에는 영화 만듦새를 지적한 영화기자-평론가들을 "개, 돼지"로 묘사한 글들이 넘실댑니다. 반대편에선 영화기자-평론가들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지만 '인천상륙작전' 평은 모처럼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영화에 대한 잣대를, 완성도에서 찾는 사람들과, 영화 외적인 것들에서 찾는 사람들의 차이도 큽니다. '인천상륙작전'를 재밌게 본 사람들 중에는, 영화에 대한 비판을,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습니다.

한 인터넷매체에선 좌익매체들이 '인천상륙작전'에 악평을 퍼붓는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글쎄요, 조중동까지 '인천상륙작전' 만듦새에 지적을 했으니,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을 매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되죠. 다양한 시각은 오히려 환영할 만합니다. 결국은 취향의 차이니깐요. 취향은 계급의 산물입니다. 보고 듣고 자라온 데서 비롯됩니다. 깊이의 차이는 있을망정, 옳고 그름의 차이는 아닙니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여러 시각도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닙니다. 영화를 보고 감동 받은 사람이 욕을 먹을 이유도, 영화를 보고 쓴소리를 퍼붓는 사람이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프레임에 갇혀 영화를 제단 하려는 움직임은 불편합니다. '인천상륙작전'을 옹호하면 우익, 비난하면 좌익이란 시선은,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섬뜩한 증오마저 보입니다. '변호인'을 좋아하면 좌익, 싫어하면 우익이란 프레임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능의 문제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이 '명량'처럼 흥행 가도를 달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개봉 2주차에도 흥행세를 유지할지, 아니면 줄어들지, 관객의 손에 달렸죠. 많은 사람이 찾는 게 꼭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보고 듣고 자란 것의 반영이니깐요.

학생들에게 '인천상륙작전'을 보고 감상문을 쓰는 숙제를 해오라고 했든, 단체 관람이 줄을 잇는다고 하든, 본질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설령 국군이 단체관람을 해도 60만명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에 많은 사람이 반응하는 건, 결국 시대의 산물입니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 시대를 만든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구요.

'인천상륙작전'은 2016년 한국 사회의 어떤 풍경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더 많은 관객이 찾으면, 더 깊게 각인될 것입니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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