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인천상륙작전' 속 서프라이즈, 펄튼STARS를 아시나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7.3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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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상륙작전' 스틸컷


개봉과 함께 흥행몰이를 시작한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는 독특한 포로 이송법이 등장해 시선을 붙듭니다. 혹시 보셨나요?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입니다. 잘 살펴보면 높이 기둥 두 개를 세우고 사이에 포로와 연결된 줄을 늘어뜨려 놓습니다. 그러면 비행기가 고리로 기둥 사이의 줄을 낚아채며 지상의 포로를 그대로 함께 데려가 버립니다. 기상천외한 포로 이송법에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도, 어리둥절해 하는 관객도 있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황당무계하게 느껴지는 이 포로 이송법이 실제 고증을 거친 것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기자시사회에서 이 장면에 웃음이 터지자 제작자 정태원 대표가 "고증을 거긴 것"이라고 설명하며 서운해 했을 정도니까요.


이 항공기를 이용한 지상 구조법을 뜻하는 한국어 이름은 마땅치 않습니다만, 정식 명칭은 'Fulton surface-to-air recovery system' 줄여서 펄튼 STSARS라고 합니다. 1950년대 초 CIA를 위해 기술을 개발한 로버트 에디슨 펄튼 주니어의 이름을 땄습니다. 스카이훅 시스템(The Skyhook System), 또는 스냅챗 픽업(Snatch pickup), 스냅챗 글라이더(Snatch Glider)라고도 합니다. 활주로를 이용하기 마땅치 않은 지역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사람 혹은 물건을 옮기기 위한 것이죠. 전신 안전벨트와 자가팽창 풍선을 이용하는 방법을 펄튼이 고안해 발전시켰습니다. 1950년대 CIA와 미 공군에서 실험을 거쳐 방식을 정착시켰는데, 이에 앞서 세계 2차대전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초창기엔 풍선 역시 사용되지 않았고요.

한국전쟁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KLO, 속칭 켈로부대의 숨은 활약상을 담은 책 'KLO의 한국전 비사'에도 이 같은 인명 이송 사례가 기록돼 있습니다. 1952년 황해도 원산에서 연대장급 북한군 2명을 같은 방식으로 비행기를 이용해 이송했다는 것이죠. '인천상륙작전'에서 사용된 북한군 이송법이 바로 여기에서 따 온 것입니다. '인천상륙작전'에서는 작전 성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섰던 해군 첩보부대의 X레이 작전을 그리지만, 그에 못잖게 인천 현지에서 활동하던 켈로부대원들의 활약상을 비중있게 그려보입니다.

모르고 봐도, 알고 보고 또 봐도 신기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인천상륙작전' 속 진실 혹은 거짓! 비행기로 포로를 낚아채는 장면은 고증에 바탕을 둔 진짜라는 것! 이거 정말 '서프라이즈'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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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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