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MLB, 순위 다툼-와일드카드 쟁탈전.. '불꽃 레이스' 예고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7.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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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시카고 컵스. /AFPBBNews=뉴스1





이제 두 달여를 남겨놓고 있는 2016 메이저리그 시즌이 마지막 순간까지 박진감 넘치는 예측불허의 '불꽃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기준)까지 중간순위를 살펴보면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모든 레이스에서 독주하는 팀이 없는 흥미진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MLB 레이스의 특징은 양대리그의 총 6개 지구 선두팀들이 거의 엇비슷한 성적을 올리고 있을 만큼 전 디비전이 뛰어난 균형을 이루고 있고, 그만큼 모든 레이스에서 판도가 예측불허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NL 중부지구의 3개팀(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시카고 컵스)이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 2, 3위를 휩쓸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현재 메이저리그 승률 1위 팀은 NL 중부지구 시카고 컵스로 시즌 100경기를 마친 현재 60승 40패로 승률 딱 6할을 찍고 있다. 시즌 초반 역대 승률기록을 갈아치울 것 같은 무서운 기세로 질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세가 많이 꺾였지만, 아직도 투수력과 타력, 수비에서 거의 약점이 없는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게다가 이번 주 MLB 최고의 강속구 불펜투수 아롤디스 채프먼까지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월드시리즈 최고 우승후보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컵스가 월드시리즈 티켓을 예약했다고 단언하긴 힘들다. 당장 NL 톱시드 경쟁부터 만만치 않다. NL 동부지구 선두 워싱턴 내셔널스와 서부지구 선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모두 59승 42패로 컵스를 1.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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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팀 볼티모어 오리올스. /AFPBBNews=뉴스1





특히 지난 2010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짝수해 우승전통'을 등에 업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후반기 시작 직후 6연패를 당하는 등 후반기 전적이 2승 9패로 ML 전체서 꼴찌지만 순위는 컵스에 단 1.5경기 차로 뒤져있을 뿐이다. 앞으로 NL 톱시드를 놓고 이들 3강의 다툼이 흥미진진해 보인다.

AL쪽도 사정이 비슷하다.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58승 42패)와 중부지구 선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57승 42패)는 승차가 반 경기에 불과하고 서부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58승 44패)와는 단 1경기 차다.

그야말로 하룻밤 자고 나면 1등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시간으로 다음 달 1일인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이들 경쟁자들의 움직임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리그 톱시드 뿐 아니라 각 디비전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컵스와 세인트루이스의 NL 중부지구가 6.5경기 차로 다소 차이가 벌어졌을 뿐 나머지 레이스들은 아직도 2~4.5경기 차로 모두 흥미로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진짜 박진감이 넘치는 레이스는 양대 리그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말 흥미진진하다고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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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LA 다저스. /AFPBBNews=뉴스1





NL의 경우 LA 다저스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잃은 뒤에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이어가면서 현재 57승 45패로 NL 와일드카드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이 걸려 있는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실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이애미 말린스가 55승 46패로 와일드카드 선두 다저스에 1.5경기 차로 2위를 달리고 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4승 47패)와 뉴욕 메츠(53승 47패), 피츠버그 파이리츠(52승 48패)가 각각 1~2.5경기라는 박빙의 차로 말린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톱시드나 지구 레이스와 달리 와일드카드 2위 경쟁이란 살아남지 못하면 바로 탈락이기에 훨씬 느낌이 절박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박빙의 서바이벌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AL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부지구에서 선두 볼티모어를 2경기 차로 쫓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57승 45패)가 와일드카드 1위이며 같은 동부지구의 보스턴 레드삭스(55승 44패)가 딱 반 경기 뒤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휴스턴 애스트로스(55승 46패)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54승 48패)로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을 1경기와 2.5경기 차로 쫓고 있고, 뉴욕 양키스(52승 49패)와 시애틀 매리너스(51승 49패)가 추격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리그 전체에서 숨 막히게 타이트 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기에 현지시간으로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갈수록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팽팽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선 단 하나의 결정적 트레이드가 힘의 균형을 완전히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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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가 끝난 후 복귀한 디 고든. /AFPBBNews=뉴스1





그와 관련돼 가장 주목되는 것이 28일(현지시간) 경기부터 팀에 복귀하는 마이애미의 호타준족 내야수 디 고든이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지난 4월말 80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던 고든은 꼭 석 달 만에 징계에서 풀려나 이날 세인트루이스와의 4연전부터 라인업에 복귀했다.

그가 복귀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마이애미 입장에선 실로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현재 NL 와일드카드 2위로 서바이벌 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시점에서 그 뒤를 한 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와 4연전 시리즈에 맞춰 지난해 타율 0.333과 58도루로 NL 타격왕과 도루왕에 올랐던 선수를 얻었으니 한마디로 퍼펙트 타이밍에 날개를 단 셈이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다른 팀들은 전력 보강을 위해 필사적인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는데 마이애미는 지난해 리그 타격왕이자 도루왕을 공짜로 얻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지난 오프시즌 고든에게 5년간 5000만달러 장기계약을 안겨준 뒤 시즌 개막 한 달도 안 돼 터진 고든의 금지약물 양성반응에 분노를 금치 못했던 마이애미는 이번엔 즐거운 소식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든은 이날 복귀전에 앞서 팬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는데 석 달 전 고든이 팀과 팬들을 배신했다고 펄펄 뛰며 격노했던 데이빗 샘슨 구단 사장은 "미국과 우리의 팬들 및 선수들은 모두 상당히 용서에 너그러운 사회다"면서 "디(고든)가 용서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는데 그는 그렇게 했고 용서를 받을 것"이라고 완전히 달라진 어조를 보였다. 과연 고든의 복귀가 타이트한 NL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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