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라미란과 '아가씨' 김태리가 평행이론? ④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7.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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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의 라미란(사진 왼쪽)과 '아가씨'의 김태리/ 사진=스틸컷


라미란은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여름 텐트폴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신스틸러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망국의 공주, 그녀의 한 많은 삶이 스크린에 그려진다. 손예진이 타이틀롤 덕혜옹주를 맡은 가운데 라미란이 궁녀 복순 역을 맡았다. 손예진이 맡은 덕혜옹주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살피는 궁녀이면서 덕혜옹주의 유일한 친구나 다름없는 인물.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끌려갈 때에도 함께 하며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라미란은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붙들며 맹활약을 펼친다. 그런데 뜻밖에 '아가씨'의 김태리가 떠오르는 대목이 상당하다. 비밀스런 상속녀를 둘러싸고 사람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렸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김태리는 아가씨 김민희의 하녀 숙희 역을 맡았다. 장르며 매력이 전혀 다른 영화고 캐릭터도 큰 차이가 있지만 오묘한 평행이론이 성립된달까.


덕혜옹주를 모시는 궁녀 복순과 히데코 아가씨를 보살피는 하녀 숙희는 역할 자체가 유사하다. '아가씨'의 숙희가 재산을 노린 백작과 한통속인 가짜 하녀긴 하지만, 복순과 숙희 모두 공주님/아가씨를 헌신적으로 모시는 궁녀/하녀의 모습으로 신뢰와 애정을 얻는다. 특히 충직한 궁녀/하녀로서 공주님/아가씨의 명령만을 충실히 따른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남자의 지시나 위압을 거부하는 당찬 매력을 지녔다.

일제시대를 다루는 영화로서 복순과 숙희는 공주님/아가씨의 기모노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밖에도 '덕혜옹주'와 '아가씨'에는 복순과 숙희가 평소 결코 입을 수 없는 공주님/아가씨의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며 즐거워하는 장면이 각각 들어가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유사성. '덕혜옹주'의 복순 라미란은 손예진과 한 침대에 누워 고향 떠난 서러움과 외로움에 시달리던 덕혜 손예진을 따뜻하게 위로해준다. 아가씨와 하녀 숙희가 한 침대에 누웠던 모습이 얼핏 스친다. 전복적인 여여 로맨스를 그린 '아가씨'의 김태리와 김민희와는 전혀 다르지만, 라미란과 손예진도 애틋한 케미스트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를 멜로영화라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실제로는 남녀의 멜로가 강하지 않다"며 "손예진 라미란의 관계가 로맨스처럼 보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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