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희 "'자기야' 대성공? 너무 힘들었어요"(인터뷰①)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7.27 09:00 / 조회 : 3921
  • 글자크기조절
image
가수 박주희 /사진=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


이름 석 자만으로 '가수 박주희'를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자기야 사랑인 걸 정말 몰랐니 자기야 행복인 걸 이젠 알겠니~"로 시작하는 '자기야'를 부른 가수라고 하면?

박주희에게 '자기야'는 특별하다. 2001년 '럭키'로 데뷔한 박주희는 2005년 '자기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는 발매 10년이 넘은 지금도 노래방 애창곡으로 사랑 받고 있다. 박주희가 '자기야'에 버금가는 5번째 앨범으로 돌아왔다. 최근 '박주희 5th' 앨범을 내고 활동 중인 박주희를 만났다.

박주희는 1집 '럭키'를 비롯해 2집 '자기야', 3집 '섹시하게', 4집 '오빠야'까지 모두 타이틀곡을 앨범 제목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엔 5번째를 의미하는 '5th'다. 이것부터 궁금했다.

"앨범 타이틀이 사랑 받는 것도 좋지만 한 곡, 한 곡 정성을 안들인 곡이 없어요. 앨범에 실린 노래 모두 사랑해달라는 의미에서 '5th'로 정했죠(웃음)."


우스개 소리로 "'자기야'가 크게 히트해서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자"고 하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박주희는 "힘들었다"고 했다.

"역설적이죠. '자기야'가 제일 많이 사랑받았을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진짜 너무 많이 바쁘고...노래를 너무 많이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내가 왜 노래를 해야하지? 모르겠더라고요. 왜 하지?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어요. 내가 왜 가수가 되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도 계속 들었고요."

박주희는 "처음에는 노래만 하면 좋았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지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노래를 정말 좋아했는데, 다음 무대에 오르는 게 힘들더라고요.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후회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그때 그런 고민을 한 게 제가 지금껏 가수 활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 없이 쭉 달려왔으면 지금까지 노래를 했을지 의문이에요. 내가 노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의 터닝포인트가 '자기야' 때였죠."

박주희는 '인생 히트곡'인 '자기야'로 몇 년을 활동했다.

"아이돌이이었으면 그 다음 노래를 생각했겠죠. 트로트는 그에 비해 인기가 길어요. 다음 곡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정말 바빴어요."

박주희는 그렇게 '자기야'로 바쁘게 활동했지만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고 했다.

"'자기야' 이후로 훨씬 생활이 윤택해졌죠. 집도 옮길 수 있었고요. 내 생애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지금 '자기야' 같은 히트곡이 나오면요? 전 싫어요. 그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요. '자기야' 때 인기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요. 지금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고 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자기야'를 부른 박주희가 무슨 노래를 부른 거 좋아해주세요. 그냥 마냥 좋아해주시죠. '자기야' 부르고 다른 노래 불러드리면 더 좋아해주시고요(웃음)."

박주희는 올해 데뷔 15년을 맞았다.

"진짜 금방인 것 같아요. 체감으로는 3, 4년 지났나 그런 느낌이에요. 그때 뵀던 선배님들이 아직도 계시니까요. 그때는 호칭이 '애기'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중간층이 됐네요(웃음). 제가 데뷔 15년 됐다고 하면 난 30년이다 이러시고요. 하하. 오래 활동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제 스스로 많이 배워요. 오래 활동하시면 편히 쉬다가 무대에 올라가실 것 같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설운도 선배님 같은 경우는 무대에 오르기 전 계속해 목을 가다듬고, 남진 선배님도 리듬에 맞춰서 바운스를 주고 계세요. 무대를 서면 설수록 조심스러워진다는 말씀을 선배님들이 많이 하세요. 선배님들도 허투루 안 하시는데 기껏 15년 한 제가 쉽게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요."

박주희는 "여자 가수가 좋은 점은 데뷔했을 때 의상을 한참 지난 후에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트로트 가수에게 필요한 덕목은 인내심이라고 봐요. 마라톤이랄까요. 천천히 계속 페이스를 유지하는 거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인터뷰②)로 계속
기자 프로필
문완식 | munwansik@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장 문완식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