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컵스, 채프먼 트레이드.. '윈윈 트레이드' 될까?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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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게 된 아롤디스 채프먼. /AFPBBNews=뉴스1





쿠바 출신의 '광속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28)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시카고 컵스다. 컵스는 불펜에 강력한 힘을 보탰고, 양키스는 유망주 풀을 넓혔다.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두 팀 모두 마냥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양키스와 컵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채프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컵스는 양키스에서 채프먼을 데려왔고, 양키스는 컵스에서 투수 애덤 워렌(29),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20), 외야수 빌리 맥킨니(22), 라샤드 크로포드(23)를 받아왔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컵스는 당장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마무리를 얻었다. 기존 마무리 헨터 론돈(28)에 페드로 스트롭(31), 트래비스 우드(29) 등의 불펜지에 채프먼이라는 초대형 퍼즐을 더한 것이다. 심지어 컵스는 통산 377세이브를 기록중인 베테랑 조 네이선(42)도 25일 메이저리그에 불러 올렸다.

25일까지 컵스는 59승 38패, 승률 0.60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질주중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할대 승률을 올리고 있는 팀이다. 지구 2위 세인트루이스에 7.5경기 앞서 있다.


이런 컵스에게 딱 하나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불펜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3.29로 내셔널리그 2위지만,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83으로 7위다.

최근 월드시리즈 우승에 강력한 불펜은 필수요소라 할 수 있다. '불펜 삼대장'을 보유한 캔자스시티가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컵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위해 불펜 강화를 노렸고, 이는 채프먼 영입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셀러(Seller)'가 된 양키스는 채프먼을 내주며 적잖은 대가를 얻어냈다. 컵스의 탑 유망주 두 명을 얻어왔다. 토레스와 맥킨니다. 당장 토레스는 양키스 팀 내 유망주 랭킹 1위에 올랐고(컵스에서도 1위였다), 맥킨니는 5위에 자리했다.

역대로 봤을 때, 유망주 '수집'보다는 '유출'이 더 많았던 양키스지만,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팜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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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양키스로 복귀하게 된 애덤 워렌. /AFPBBNews=뉴스1





여기에 지금은 마이너로 내려갔지만, 지난 시즌까지 양키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워렌을 다시 품에 안았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양키스가 지명했던 워렌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양키스에서 뛰었다. 이후 지난해 12월 스탈린 카스트로 영입 당시 반대급부로 컵스로 이적했다.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 35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5.91로 좋지 못하다. 25일부로 마이너로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양키스에서 뛰었던 4년간은 147경기(20선발), 13승 15패, 평균자책점 3.39로 준수했다. 2015년에는 43경기(17선발) 131⅓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3.29로 좋았다. 선발로도, 불펜으로도 쓸 수 있는 자원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친정' 양키스에서 부활을 바라볼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한 가지가 더 있다. 채프먼이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시즌 중반을 넘어섰다. 양키스나 컵스나 대략 40% 정도의 시즌이 남은 상태다.

컵스는 이 잔여 시즌 40%를 위해 채프먼을 데려왔다. 강력한 카드임은 틀림없다. 승부수를 띄웠다. 이로써 컵스의 우승 확률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하지만 우승에 실패한다면, 결과적으로 '실패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 리그 전체적으로 유망주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팀 내 유망주 1위와 5위를 내주는 만만치 않은 출혈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채 반 시즌도 남지 않은 채프먼을 주면서 즉시 전력감+유망주를 받아오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양키스가 시즌 후 FA가 되는 채프먼을 다시 영입하면 양키스는 이번 '채프먼 트레이드'의 완벽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채프먼은 최근 뉴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A가 되어도 다시 양키스로 돌아오고 싶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어쨌든 트레이드는 성사됐다. 컵스는 우승을 위해 커다란 퍼즐을 더했고, 양키스는 나름 좋은 이득을 취했다. 이 트레이드의 승자는 누가 될까? 컵스와 양키스 모두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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