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문우람 유창식, 기대를 경멸로 맞바꾼 어리석은 거래

[김재동의 틱, 택, 톡]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6.07.26 08:36 / 조회 : 7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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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이태양(왼쪽)과 넥센 히어로즈 출신 외야수 문우람. /사진=NC 다이노스 & 뉴스1


지난해 12월15일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피트 로즈(75)의 영구추방 사면 요청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2월 16일 피트 로즈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야구선수였고 야구인이란 사실은 영원히 변치않을 것이고 나는 여전히 최고의 야구팬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 잘못된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나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시내티 레즈 감독였던 피트 로즈가 자신의 팀을 걸고 도박을 했던 1989년 이전까지 그는 통산 최다 4,256안타의 주인공이었고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의 주역이며 수위타자 3회, 골든글러브 2회를 수상한 야구영웅이었다. 팬들이 그 영웅을 부르는 애칭은 ‘찰리 허슬’이었다. 그리고 1989년 이후 사람들은 4반세기가 넘도록 그를 ‘도박꾼’이라 부른다.

지난 20일 이태양(23)과 문우람(24)의 승부조작 혐의 사실이 밝혀졌다. 이태양은 지난해 5월 29일 광주 KIA전, 7월 31일 창원 넥센전, 8월 6일 창원 롯데전과 9월 15일 창원 kt전등 4경기의 승부조작에 가담했음이 드러났고 문우람의 경우는 오히려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검찰이 밝혔다.

두사람이 다가 아녔다. 24일엔 유창식(24)의 자진신고 소식이 들렸고 25일 경찰소환조사 결과 그는 한화시절이던 2014년 4월1일 대전 삼성전과 2014년 4월19일 대전 LG전등 두차례 승부조작에 관여했음이 밝혀졌다.


놀랍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2012년 박현준 김성현이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돼 야구인생을 접었을 때 나이가 각각 스물여섯, 스물셋였다. 그들의 또래 선배가 그렇게 인생을 망쳤던게 불과 몇 년전인데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2012년 사건이 선수들에게 충분히 반면교사가 되리라 기대했던 야구계 전반이 한순간에 바보들이 됐다.

볼넷 한번에 200만원이 됐든 2000만원이 됐든 계산법도 잘못됐다. 쭉쭉 성장해나갈 그 나이에 그들이 앞으로 야구를 통해 벌어들일 돈이 얼마나 될까 가늠해 보면 너무 어이없는 헐값에 스스로를 팔고만 셈이다. 그들이 헐값에 팔아넘긴게 자신들뿐인가. 동료 선수들의 땀과 눈물마저 헐값에 팔아넘긴 셈이고 팬들의 기대와 선망, 환호도 값어치없이 팔아넘겼다. 프로야구 전체를 허접하게 팔아넘기면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비리와 부조리에 한 팔을 거든 셈이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어리석은 선택. 경멸받아 마땅하고 비아냥거리가 돼도 마땅하다.

이제는 근 30년 피트 로즈를 괴롭혀온 불명예를 그들도 겪어야한다. 앞으로도 번번히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그들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고 그래서 먼 후배들도 그들의 이름을 불쾌하게 기억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검은 거래는 어리석은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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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북북경찰청서 조사를 마치고 나선 유창식./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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