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차 이정재가 말하는 배우 이정재=사람 이정재(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7.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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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 /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이정재(44)는 쉬지 않고 일한다. 최근 5년간 공백기 없이 꾸준히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났다. 흥행 스코어도 좋다. 지난 2012년 영화 '도둑들'을 시작으로 '신세계', '관상', '암살'까지 모두 흥행시켰다. 천만 영화도 두 편이나 된다. 이정재는 올해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으로 또 한번 여름 극장가 관객몰이에 나선다.

이정재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인터뷰를 가지고 영화에 대한 생각과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전황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한 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정재는 극중 X-레이 부대의 장학수 대장 역할을 맡아 영화를 이끈다.

전작인 '암살'에서 조국을 배신한 첩자 염석진 역할을 맡았던 이정재는 이번 '인천상륙작전'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을 연기한다. 비슷한 시기의 시대극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을 맡게 된 것이다.

"한국 역사가 워낙 격동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아픔도 많고, 그만큼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할 만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암살'만 해도 사실은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많거든요. 그래서 계속 자료 등을 조사 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가 계속 나타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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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 / 사진=김창현 기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천상륙작전'은 애국적인 느낌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흔한 전쟁 영화는 아니다.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전투를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그에 앞서 진행 된 사건들을 위주로 그리기 때문에 첩보물의 느낌이 강하다. 이정재 역시 이런 것에 매력을 느껴 영화에 출연했다고 털어놨다.

"초고 시나리오와 지금 나온 영화가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우려했던 것은 이 작품이 너무 애국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죠. 사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인천상륙작전은 치열한 전투가 아니었어요. 연합군이 많은 군대를 앞세워서 밀고 들어왔기 때문에 쉽게 들어왔죠. 그런 것을 영화적 흥행을 위해 전투신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아요. 그래서 실화 베이스를 잘 활용해서 전쟁보다는 첩보 쪽으로 힘을 싣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이 영화 출연을 놓고 고민할 때, 첩보영화 형식을 잘만 그려내면 신선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놓치기 아쉬웠죠."

'인천상륙작전'에는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하며 영화 개봉 전부터 주목 받았다. 리암 니슨은 맥아더 장군 역할을 맡아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이정재는 리암 니슨과 함께 촬영하며 정말 대단한 배우라 느꼈다고 말했다. 대사를 써오고, 소품까지 직접 준비해 오는 그의 열정에 놀랐다고. 당초에는 극중 이정재와 리암 니슨이 함께 만나는 신이 없었지만 리암 니슨과 함께 촬영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수정, 두 사람이 함께 만나는 신을 만들기도 했다.

"리암 니슨이 한국에 오는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그와 함께 영화를 찍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죠.(웃음) 개인적으로는 리암 니슨과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또 영화적으로는 주인공 장학수와 주인공 리암 니슨이 한 번도 안 만난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면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서 함께 촬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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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정우성 / 사진=스타뉴스


이정재는 최근 20년 지기 절친인 정우성과 함께 아티스트 컴퍼니라는 회사를 차렸다. 두 사람은 함께 연기하고, 후배들을 양성하겠다는 뜻을 모아 함께 하게 됐다.

"함께 회사를 차리니까 오히려 편해요. 회사를 크게 키우겠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부담감을 크게 없어요. 이제 막 시작했으니 올해는 둘이서 놀면서 구상하다가 내년부터는 좋은 신인이나 후배 연기자 분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안되면 그냥 계속 저희 둘이 하는거죠."

이정재와 정우성의 우정은 연예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훤칠한 미모로 40대 훈남 대표배우로 손꼽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존댓말을 쓴다. 이정재는 인터뷰 도중에서 정우성을 언급하며 '우성씨'라고 불렀다.

"아직도 서로 존대하죠. 벌써 20년이나 됐는데 어떻게 반말을 하겠어요. 하하. 이제 우성씨가 대표님이 되셨으니 앞으로 영원히 존댓말을 쓰지 않을까요. 우정의 비결이요? 존중이죠. 저희는 오래전에서부터 상대방의 말을 더 많이 들어주는게 버릇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오랜 친구사이를 유지해 온 것 같아요. 같이 영화를 볼 때는 사람들이 없는 조조 영화로 주로 봐요. 같이 스위트 박스에서 앉아서 영화를 봐요. 저희 스위트 박스에 앉아도 되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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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 / 사진=스타뉴스


1993년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정재는 올해 벌써 데뷔 23년 차를 맞았다. 배우가 아닌 일반인으로 산 시간이 21년이라면, 배우 이정재로 살아 온 시간이 23년이나 된 것이다. 배우 이정재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그의 목표, 꿈은 무엇일까.

"제 인생의 반 이상을 배우로서 살아왔어요. 그래서 이제 연기자 이정재와 개인 이정재를 떼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한 적이 있어요. 결국 배우 이정재와 그냥 사랑 이정재는 같은거구나 생각했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냥 사람 이정재는 어디에 있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배우의 삶과, 저 스스로를 구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벌써 내 나이가 몇살인데요.(웃음) 과거에는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상황도 있었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20년 넘게 배우로 살면서 그런 것들이 좀 편해졌어요. 조금 더 저를 꾸며서 보여드린다든가, 혹은 나를 어떻게 표현해서 보여줄까 하는 고민은 거의 없어졌어요. 여태까지 20년 동안 영화에 나왔던 내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서 이정재라는 사람의 모습과 속마음을 다 보여준 것 같아요. 하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 다들 아시잖아요. 하하."

고생해서 촬영한 영화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이정재는 긴장한 모습보다는 편안한 모습이었다. '치명적인 결함'은 없는 영화라고 웃으며 관객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만 돌파나 흥행 욕심보다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에 더 집중했다.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는거예요.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손해 안 보고 '우리 잘했다.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이런 만족을 느끼고 싶어요. 천만 돌파 욕심은 없어요. 이런 소재의 영화를 잘 만들었다, 이 영화 덕분에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 속 인물들을 알게 됐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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