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아무도 모른다-정신병원의 비밀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7.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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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아무도 모른다-정신병원의 비밀 편


2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서울의 한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망사건과 영등포역을 떠도는 연쇄실종 괴담을 통해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반복되고 있는 병원 내 부조리를 파헤친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온, 35시간의 CCTV


지난 6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 한 통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내온 우편물 안에는 USB가 하나 담겨있었다.

USB에는 병원으로 추정되는 곳을 비추는 16개의 CCTV 화면이 있었다. 영상 속에는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누운 침상, 간호사들이 오가는 복도가 비치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화면이 하나 있었다.

침대 하나로 거의 꽉 찰 듯 비좁은 방에 가만히 누워있는 한 남자. 그 남자는 양쪽 팔과 다리가 침대에 묶여 있었다.


영상이 시작될 때쯤에 침대에 묶인 그 남자가 같은 자세를 유지하기를 무려 35시간. 영상이 막 끝나갈 때쯤이었다.

그가 갑자기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있었다. 남자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자 의료진은 급히 그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좀 더 큰 병원에서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옮겨진 병원에서 뜻밖의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사망한 고(故) 이준호(가명)씨의 나이는 겨우 27세였다.

"죽을 놈이 아닌데..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밤에.. 자기 잘못 없으니까 풀어달라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게 계속 맴 돌아 가지고…"(병원 관계자)

◆가족들조차 몰랐던 35시간의 진실

수소문 끝에 준호씨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제작진은 준호씨의 이야기가 담긴 제보 내용을 전하며 조심스레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런데 준호씨의 아버지는 무척 당황스러워했다. 아들의 주치의는 준호씨의 사망원인을 '알코올'이라 전했다고 했다.

준호씨가 병원에서 이용하는 고농도 합성 알코올 솜에 젖어있는 알코올을 몰래 흡입해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성인이 될 무렵부터 술을 절제하지 못했기에 그는 주치의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준호가 죽은 건) 전적으로 우리 애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어요. 35시간 묶여있었다는 건 얘기 안 했어요. 전혀 들은 바 없습니다."(고 이준호씨의 가족)

"알코올 솜은 알코올 농도가 높잖아요. 쥐 실험을 했을 때 신경중추 마비가 와서 사망을 한다는 논문들도 나오더라고요."(고 이준호씨의 주치의 홍원장(가명))

제보를 토대로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병원 측은 법원에 방송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에는 환자가 오랜 강박 상태로 방치되어 사망하였다는 제보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러한 내용이 방송되면 주치의 본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과연 적절한 조치를 모두 시행했다는 주치의의 주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영등포역 맴도는 연쇄 실종 괴담

"어느 순간에 없어져요. 여기는요. 그 사람은 어디 갔는지 몰라."(노숙인 A씨)

"같이 술 한 잔 먹고 옆에 이렇게 자잖아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사람이 없어! 아침에 일어나면!"(노숙인 B씨)

영등포 인근의 안창(구. 사창가)이라 불리는 그곳엔 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노숙인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그 인적이 드문 골목에 의문의 남성들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이었다. 그들이 오고 가면 노숙인들이 하나둘 사라진다는데. 제작진은 노숙인들을 증언을 듣던 끝에 지난해 의문의 남성들에 의해 끌려갔다던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낯선 이들이 술과 담배를 제공하겠다며 본인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그렇게 수 많은 노숙인들을 차에 태우고 떠난 그들은 강화도 소재 B병원의 직원으로 밝혀졌다.

2014년 7월 검찰에서 강화도 소재의 B병원의 실체를 파 헤쳤던 것이다. B병원이 실제로 노숙인들을 유인해 입원시켰으며 보험공단으로부터 23억 원을 부당 편취한다는 내용이었다.

재판 이후 그곳의 은밀한 실종 소동은 끝날 듯했다. 그런데 직접 찾은 영등포에서는 의문의 남성들, 그리고 자고 나면 사라지는 노숙인에 대한 괴담은 여전히 안창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환자가 아닌 노숙인들이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는 괴담은 왜 여전히 영등포를 안창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걸까? 그리고 인권을 외치는 오늘날, 정신병원에서 치료라는 명분 하에 35시간 이상의 격리․ 강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환자의 사인이 가족들조차 알 수 없이 조용히 은폐되는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람들의 편견과 무관심 속에 조용히 변질 되어온 대한민국의 정신병원의 현실을 고발한다. 23일 오후 11시 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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