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의 이중생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 녀석들

[리뷰]'마이펫의 이중생활'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7.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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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의 이중생활' 스틸


'펫팸족'이란 말이 있다.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로, 키우는 동물을 마치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요즘엔 명칭도 '애완'이 아닌 '반려' 동물로 바꿔 부르고 있다. 그만큼 동물은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하는 가족으로서 의미가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 여름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감독 크리스 리노드)은 이런 '펫팸족'이 부쩍 늘어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많은 호응을 얻을 만한 작품이다.

'주인이 집을 나서는 순간 반려동물은 어떻게 지낼까'란 사소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뉴욕 맨해튼에 주인 케이티와 함께 사는 반려견 맥스의 하루를 그린다.


외출한 케이티가 돌아올 때까지 문 앞에 가만히 앉아 기다릴 정도로 케이티 밖에 모르는 귀여운 점박이 강아지 맥스.

여느 때처럼 집으로 돌아온 케이티를 반갑게 맞이하던 그는 케이티가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데려온 지저분한 잡종견 듀크와 원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듀크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주인의 따뜻한 사랑에 행복에 겨워하지만, 맥스는 평온하던 일상을 깨뜨린 듀크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듀크는 결코 주눅 들지 않는다. 오히려 능청스럽게 맥스의 침대와 간식, 밥그릇까지 빼앗아 집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이야기는 맥스가 원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 듀크와 공원 산책 중 다툼을 벌이다 결국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고, 졸지에 유기동물 보호소 직원들에게 붙잡혀 철창 차 안에 끌려가면서 점점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우여곡절 끝에 유기동물 보호소로 향하는 차 안을 탈출했지만, 이번엔 광기가 충만한 토끼 스노우볼과 길거리에 버려진 '성난 펫들'이 맥스와 듀크의 생명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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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의 이중생활' 스틸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주인이 집을 나서는 순간 수상해지는 녀석들, 도시에서 주인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들이 발칙한 일상을 보낸다는 상상력을 그려냈다.

'펫심'을 자극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천태만상 펫 캐릭터들의 향연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맥스를 짝사랑하는 강아지 기젯, 식탐 많은 고양이 클로이, 집 밖 풍경을 바라보는 게 취미인 긍정 강아지 멜, 멜과 콤비를 이룬 닥터훈트 버디. 깜찍한 새 스위트피, 여기저기 집을 찾아 헤매는 기니피그 노먼 등 맥스가 사는 아파트에는 개성 만점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뉴욕의 마당발 할배견 팝스, 옥상 새장에 갇혀 사는 매 타이베리우스까지 이른바 '맥스 찾기' 작전에 가세하며 좌충우돌 모험을 펼친다.

실제 반려동물에게서 영감을 받아 창조된 영화 속 다채로운 펫 캐릭터들은 마치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보는 듯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까지 생동감 있고 현실감 있게 담겨있다.

어릴 적부터 고양이, 도마뱀, 기니피그, 물고기, 거북이 등 다양한 동물을 키워본 크리스 리노드 감독의 경험과 실제 하루 종일 반려동물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제작진의 오랜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곳곳에 동물들의 습성을 반영한 장면들도 흥미를 유발한다. 공이나 나비를 보면 펄쩍 뛰며 흥분하는 강아지들, 레이저 불빛을 쫓아 돌아다니는 고양이, 좁은 통로를 놀이터처럼 돌아다니는 기니피그 등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행동은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한층 현실감에 초점을 맞춘 펫 캐릭터들은 '쿵푸펜더', '주토피아'처럼 옷을 입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기존 의의화된 애니메이션 속 동물들과도 차별화된 점이다.

'슈퍼배드', '미니언즈'처럼 악역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살려내는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강점도 잘 드러난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난폭한 토끼로 반전 매력을 펼치는 스노우볼은 극 중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다. '귀요미 신공'을 보여줄 것 같은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앙증맞은 앞니를 가졌지만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펫'의 인생을 거부하며 '성남 펫들'를 이끈다.

하얗고 작은 몸짓으로 혀를 낼름거리는 독사에게 막말을 퍼부고, 유기견 동물보호소에 덩치 큰 직원까지 제압하는 스노우볼의 반전 매력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케빈 하트 덕분에 더욱 빛을 발했다.

맥스와 듀크가 만나 위기에 빠지고 다시 집에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구성도 제법 탄탄하다. 굳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펫팸족'이 아니어도 누구나 궁금해할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 유쾌한 웃음과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중무장한 펫 캐릭터들이 올 여름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극장가를 매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8월 3일 개봉. 90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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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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