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권율, 아직 목마르다(인터뷰)

영화 '사냥' 권율 인터뷰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6.30 09:04 / 조회 : 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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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다. 권율(권세인·34)은 그 아름다움을 잘 아는 배우다.

새하얀 피부에 부드러운 미소로 '밀크남'이란 애칭을 얻은 권율은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에서 탐욕으로 가득 찬 맹 실장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곱상한 외모를 지녔지만 금맥 앞에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는 '위험한 남자'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새로운 배역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특유의 선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 폭이 넓은 배우로서 한 발짝 내딛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다른 독특한 캐릭터를 맡게 되더라도 두려움 없이 경험하고 싶어요. 맹 실장도 그런 역할 중 하나였죠.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계산하지 않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사이코패스 역할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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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산에 오른 엽사들과 그들의 악행을 지켜본 사냥꾼(안성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다룬 영화다. 때문에 대부분의 촬영은 산에서 진행됐다.

권율은 엽사들의 자금을 담당하는 맹 실장의 캐릭터 상 체력을 요구하는 연기는 많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유일하게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고 산을 다니느라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비탈진 산에서 구두를 신고 장시간 촬영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구두가 얼어서 발목이 삐기도 했어요. 그래도 선배들에 비하면 크게 힘든 것은 없었어요. 감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하면 선배들에게 모진 욕설을 들을 겁니다. 하하."

고된 촬영이 이어진 만큼 배우들과 스태프 간의 끈끈한 전우애가 생겼다고 했다. 권율은 "산에서 틈틈이 밤도 까먹고, 돌 던지기 내기도 했다"며 "굉장히 무념무상의 시간을 많았다. 비슷한 또래 남자들끼리 모여서 체육대회를 하는 분위기였다"고 웃었다.

'사냥' 출연을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선배 배우 안성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안성기 선배님에게 꽂혔다"며 "선배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대한민국 배우 중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고 싶지 않은 배우가 어디 있겠나. 그것 만으로도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냥'에서 백발 사냥꾼 기성을 연기한 안성기는 제작보고회 때부터 '체력왕'으로 후배들의 귀감을 샀다. 6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탈진 산을 종횡무진 누비는 안성기의 왕성한 지구력에 함께 연기한 권율도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체력이 어마어마하신 것 같아요. 액션 스쿨에서 반팔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하시는데 몸이 웬만한 사람들보다 두껍더라고요. 오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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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권율은 지난 2014년 17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명량'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명량'은 내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였다"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더 감사하고 고마운 작업으로 기억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순신 역의 최민식과 부자 연기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사냥'에선 안성기와 호흡을 맞추면서 두 베테랑을 모두 경험한 연기자가 됐다.

권율은 "많은 후배들의 좋은 귀감이 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더라"며 "두 분의 카리스마는 다르지만, 현장에서 이끌어주시고 집중하는 모습은 닮은 점이 많다"며 안성기와 최민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안성기 선배님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면 최민식 선배님은 뜨거운 카리스마에요. 최민식 선배님은 뭔가 파이팅을 불러 일으키는 리더십이 있다면 안성기 선배님은 알뜰살뜰하게 챙겨주시는 타입이죠. 많은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두 분은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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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권율은 하반기에도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올 여름 tvN 드라마 '싸우다 귀신아'와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캐릭터에 호기심을 갖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싶다"며 "버겁다고 한 발을 내딛지 않는 행동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7년 드라마 SBS 시트콤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10년 차가 됐지만, 그는 아직도 연기에 목이 마르다.

"데뷔 당시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어요. 한창 에너지 넘치는 시기에, 너무 나도 연기를 하고 싶은 시기에 그렇지 못했던 갈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유명해지고 싶은 이유는 물론 돈과 명예도 좋지만,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마음껏 해보고 싶어서예요.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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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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