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경 의상감독 "영화 의상은 결국 시스템" ③

[韓영화 장인 릴레이 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6.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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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경 의상감독/사진=전형화 기자


"영화 의상은 결국 시스템으로 만든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함께 해왔다. '피도 눈물도 없이'로 영화계에 입문해 '올드보이' '박쥐' '괴물' '달콤한 인생' '만추' '고지전' '암살' '베테랑' '내부자들' '아가씨' 등등 수 많은 영화들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평균 45억원 내외로 제작되는 한국 상업영화에서 의상에 투입되는 비용은 대략 2억원 안팎이다. 재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아가씨'는 3억 7000여 만원이 들었다. 그만큼 의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현재 '마스터' '신과 함께' '군함도' 택시 운전사' '리얼' '부메랑' 등의 의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영화들의 의상을 준비하기 위해선 여러 인력이 필요하다.

30여명이 그녀와 같이 작업한다. 영화에 적합한 의상이 있을 경우 협찬을 받기도 하지만, 많은 영화 의상을 직접 제작한다. 원단 구입부터 디자인, 제작, 현장팀까지 세분화 돼 있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우리 팀이 참여할 경우 엔딩 크레딧에 자문, 구두제작, 의상제작, 테일러, 의상팀장, 의상실장, 바이어까지 이름을 올린다. 결국 시스템이 만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과 함께' 같은 경우 판타지라 일러스트레이터와도 같이 작업 중이다.

"의상감독으로서 내 역할은 분명하다. 이 장면의 목표, 이 배우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연기하는지, 그걸 공유하고 같이 작업하는 것."

시스템이 의상을 만들면, 그 의상의 목표는 선장인 의상감독의 몫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조상경 의상감독은 감독 뿐 아니라 배우, 촬영감독 등 스태프와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

어떤 감독은 전적으로 의상감독에게 옷을 맡기기도 하고, 어떤 감독은 여러 옷을 준비해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조상경 의상감독의 생각은 분명하다.

"영화는 같이 만드는 공동작업이다. 믿고 신뢰할 수 없다면, 지시를 받는 사람만 필요하지 왜 같이 작업을 하나. 그렇기 때문에서라도 준비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준비하는 건 내 몫이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어릴 적에는 사명감 갖은 게 별로 없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많은 후배들이 생기니 점점 이 일에 무엇이 필요하나란 생각이 든다. 시스템이 좀 더 존중받고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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