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美도 반했다..2016 연기파 아역스타 전성시대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6.28 11:05 / 조회 : 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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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곡성'의 김환희, '홍길동:사라진 마을'의 김하나, '아가씨'의 조은형, '우리들'의 최수인, '오빠생각'의 정준원, '귀향'의 강하나, '부산행'의 김수안, '무서운 이야기3:화성에서 온 소녀'의 이재인 / 사진=스틸컷, 예고편 캡처


2016년 상반기 스크린은 연기력과 매력을 장착한 어린 배우들의 전성시대나 다름없었다. 한국영화 속 연기파 아역들은 성인 연기자 못잖은 몰입도로 관객을 사로잡아버렸다.

그 중에서도 '곡성'의 김환희는 올해 가장 강렬했던 아역스타다. 2002년생 김환희는 '곡성'에서 곽도원의 딸 효진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를 펼쳤다. 촬영 6개월 전부터 유연성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준비했고, 현장에선 밤을 넘겨 진행되는 촬영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스태프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개봉 이후에도 찬사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소화하기 쉽지 않은 강렬한 캐릭터이다 보니 늘 김환희의 어머니가 현장을 오가며 기도를 하고 세심히 심리상태를 살폈다고. 나홍진 감독은 "아역배우가 아니라 배우"라며 힘을 줬다는 후문이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아가씨'에도 눈에 띄는 어린 스타가 있다. 2005년생인 조은형은 '아가씨' 김민희의 어린 시절을 그렸다. 나이 별로 세 명의 배우를 캐스팅하려 했던 박찬욱 감독은 조은형의 분위기, 섬세한 표정에 반해 조은형만을 데리고 아역 분량을 완성했다. 민망한 일본어 대사가 이어지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기에 박찬욱 감독은 조은형에게는 빈 그림을 보면서 뜻 모르는 일본어 대사를 읊게 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작지만 강한 영화,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에서도 실감나는 아역 스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2~13세의 어린 배우들인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은 연기경험이 전무한 상태였음에도 감독과 함께 그 나이 소녀들의 솔직한 심리, 감정상태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주역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300 대 1의 경쟁률을 뜷고 주인공으로 발탁된 13세 최수인은 체코에서 열린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최우수 어린이배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에서는 2001년생 배우 노정의, 2009년생 김하나가 있다. 8살 차이인 두 배우는 뜻하지 않게 홍길동과 함께하게 된 자매로 분해 주역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주목받았던 노정의가 조숙한 언니로 중심을 잡았다면, 이번 작품으로 데뷔한 김하나는 자연스럽고 천진한 꼬마의 매력을 발산하며 올해 한국영화의 대표 신스틸러 후보에 등극해 버렸다.

올 초 개봉했던 이한 감독의 '오빠생각'에서도 어린 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한국전쟁 중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의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영화에는 부모를 잃고 홀로 남았지만 여전히 해맑은 모습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특히 영화의 진짜 오빠인 동구 역의 정준원, 동생 순이 역 이레는 가슴 먹먹해지는 남매의 모습으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기적의 영화'로 불리며 흥행에까지 성공한 '귀향'에서는 17세 소녀 강하나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 4세로서 종군위안부 피해 소녀를 연기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영화의 취지에 공감해 첫 연기를 펼쳤다. 그의 때 묻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는 극 중 캐릭터는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이 밖에도 '무서운 이야기3:화성에서 온 소녀' 중 '기계령'에서 사이보그 연기를 펼친 2004년생 배우 이재인 또한 발군의 몰입도로 눈길을 붙들었다. 개봉을 앞둔 여름 재난영화 '부산행'에는 연기파 아역으로 이름 높은 2006년생 배우 김수안이 등장한다. 2004년생 배우 안서현은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에 참여, 한창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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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정글북'의 닐 세티, '룸'의 제이콥 트렘블레이, '컨저링2'의 매디슨 울프 / 사진=스틸컷


젊은 연기파들의 활약은 한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연기파 꼬마스타가 속속 탄생했다.

200만 관객을 훌쩍 넘긴 존 파브로 감독의 '정글북'의 주인공 닐 세티는 영화의 주인공이자 유일한 인간, 단 하나뿐인 출연 배우다. 2003년생 인도계 미국인인 닐 세티는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4개국에 걸친 오디션에서 무려 2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늑대들의 손에 키워진 인간의 아이 모글리 역을 따냈다. 디즈니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 당차고 대범한 캐릭터로 CG 정글을 누비며 영화 흥행을 견인했다.

브리 라슨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룸'의 숨은 주인공은 2006년생 배우 제이콥 트렘블레이다. 작은 방 한 칸을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살다 세상으로 탈출한 꼬마로 분한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영화의 실질적인 화자이자 극을 이끄는 핵심. 브리 라슨 못잖은 열연을 펼치며 지켜보던 이들이 입을 떡 벌리게 했다. 아니나다를까 올해 캐나다 스크린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공포영화 귀재 제임스 완 감독의 신작 '컨저링2'에서는 11살 소녀 자넷 역을 맡은 매디슨 울프의 열연이 돋보인다. 1977년 영국 엔필드에서 발생한 폴터가이스트 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번 영화에서 매디슨 울프는 악령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점점 피폐해져 가는 소녀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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