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의 끝없는 연기변신..이제는 멜로를 꿈꾼다(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6.28 08:59 / 조회 : 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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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 /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진웅(40)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일까. 일본군 장수('명량')부터 비리 경찰('사냥')까지 조진웅이 보여주는 연기는 다르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 자신의 색깔로 소화하며 어느 순간에는 멋있었다가, 어느 순간에는 비열하게 변한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매번 뒤엎으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 개봉을 앞둔 조진웅을 만났다. 현재 tvN 드라마 '안투라지'를 촬영 중인 그는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냈다.

올해 초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 역할로 '아재 파탈'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여심을 강탈한 조진웅은 지난 6월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통해 조카딸의 상속 재산을 노리고 결혼하려고 하는 변태 노인 코우즈키로 분했다. 그랬던 조진웅이 이번에는 총을 든 악역으로 돌아왔다. 조진웅은 29일 개봉하는 영화 '사냥'에서 1인 2역 악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어떻게 변신을 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느냐는 질문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작품이 재밌어야 되는 것 같아요. 캐릭터는 작품에 맞춰서 그렇게 (변화) 되더라고요. 사실 조진웅은 그냥 한 사람이에요. 변해봤자 얼마나 변하겠어요. 목소리가 변할까요, 얼굴이 변할까요, 아니면 인성이 변하겠어요. 그렇게 확 달라지지 않아요. 분명한 것은 내가 한 작품에서 했던 캐릭터를 똑같이 연기해 달라고 주문하는 연출자는 없다는 거죠. 작품마다 달라요.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모습이 탄생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여러 가지 고민은 하죠. 표정은 어떻게 할까, 연기는 어떻게 할까, 살을 빼야 하는데 안 빠지면 살을 썰어버릴까(?) 그런 생각까지 해요. 하지만 거기까지는 갈 수 없으니 최소한 기존에 봤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고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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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 /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그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조진웅이 아직 선보이지 않은 연기가 있으니 바로 정통 멜로다. 조진웅은 대학교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 큰 덩치와 우락부락한 외모 때문에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로 멜로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멜로 영화를 보는 취미도 없고, 찍고 싶은 생각도 없었던 그는 최근 영화 '레옹'과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너는 내 운명' 등을 보고 멜라라는 장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고 털어놨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멜로 연기에 대해 물어보면 '저에게 그렇게 용감하게 도전할 감독이 있을까요'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최근 영화 '레옹'을 보면서 멜로 장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어요. 내가 멜로를 한다면 굉장히 큰 도전이나 과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멜로를 하겠다 안하겠다 하는 것을 떠나서 준비를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 했어요. 멜로 연기라는 것도 내가 한 번쯤은 해봐야 하는 과제가 아닐까 했죠. '너는 내 운명'을 보고는 펑펑 울었어요. 그런 감정을 관객이 고스란히 느끼게 만드는게 대단한 것 같아요. 그렇게 진한 깊이감 있는 작업 기회가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멜로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조진웅은 실제 모습도 사랑꾼이었다. 지난 2013년 결혼 당시 영화 촬영 때문에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던 조진웅은 영화 '아가씨'와 '사냥' 개봉을 앞둔 지난 3월 아내와 함께 하와이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13년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못 갔어요. 그래서 대신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그건 안되더라고요. 지난해 11월 결혼기념일 때 하와이에 가려고 예약을 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시그널'에 출연하게 되며 여행이 취소됐죠. '시그널'은 원래 출연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PD가 집 앞에 찾아와서 이야기 하다가 '필'이 와서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예약해 뒀던 하와이 여행을 취소했어요. 아마 이번 3월에 하와이 못 갔으면 이혼 당했을 거예요. 하하. 제 아내는 부처에요. 아마 사리가 많이 나올 거에요. 나는 예민하고 싸우면 풀어야 되고 그런데 와이프는 안 그래요. 나와 성격이 달라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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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 /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조진웅은 '사냥'에서 1인 2역의 형사 역할을 맡아 악역 연기를 펼쳤다. 그는 '사냥'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동기'가 부족한 부분이 좀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강하게 연기한다면 오버 액팅이 될 수 있기에 캐릭터가 조금 약해지더라고 감정의 패턴을 지켰다고 털어놨다. 또 영화를 함께 촬영한 안성기와 특별 출연한 손현주에 대해서는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안성기 선배의 에너지가 대단해요. 그 나이쯤 되면 그렇게 힘든 영화를 안 하려고 할 텐데, 항상 제일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어요. '안 힘드세요?'라고 물어보면 '아니 재밌는데'라고 대답해요. 계속 산에서 촬영하다가 쉬고 있으면 혼자서 저쪽 산에 가서 더덕 캐고 있어요. 대단하죠. 손현주 형은 우정 출연으로 5회차 정도 촬영했어요. 단역 같은 분량이죠. 그런데도 촬영장에 와서 자기가 회식을 쏘겠다고 하길래 '아니 무슨 주인공도 가만히 있는데 카메오가 쏘냐'고 웃었죠. 안성기 선배나 손현주 형은 인성이 비슷해요. 어딜 가나 나쁜 소리 하나 없죠. 정말 너무 좋은 사람들이에요."

현재 영화 개봉을 앞둔 조진웅은 tvN 드라마 '안투라지 코리아'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극중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역할을 맡았다. '시그널' 촬영 당시에는 사건·사고 등을 연기하느라고 힘들었지만, 이번 촬영은 어려운 것 없이 즐겁게 진행하고 있으며 웃었다.

"'안투라지'는 살인이 없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밝아서 재밌게 하고 있어요.(웃음) 극 중 제가 맡은 캐릭터가 계속 말하고 놀고 즐기면서 하는 역할이라 좋아요. 내가 놀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가지고 노는 대사들이 많아서 즐거워요. 집에서 대사를 읽다가 '빨리 촬영장 가고 싶다'라고 생각할 정도죠."

악역 형사에서 이제는 섹드립 날리는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을 준비를 마친 조진웅. 소처럼 일하는 그가 이번에는 어떤 연기 변신을 선보일지, 또 조진웅표 멜로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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