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김환희 "곽도원 아빠-장소연 엄마 열애에 깜짝"(인터뷰②)

영화 '곡성'의 어린 주역 김환희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5.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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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환희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아빠로 출연한 곽도원과의 호흡 또한 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곽도원 아빠는 총각인데 정말 아빠 같았다"는 게 김환희의 설명. 김환희는 "곽도원 아빠가 울면서 들어와 '효진아 괜찮에?'하는 신이 있는데 그걸 보고 더 울컥해서 나도 울어버렸다"며 "탁구처럼 툭 오면 툭 가서 연기하기가 편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김환희는 호탕하지만 다정다감한 곽도원과의 일화를 꺼냈다. 강변에서 오카리나를 부는 첫 촬영을 마친 뒤 벌어진 일이다. 나홍진 감독과 곽도원이 자신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오해한 김환희는 긴장한 마음에 얼굴에 잠시 경련이 일었다. 창피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 '아파요' 하면서 울어버렸단다.

"다들 놀라셨죠. 감독님이 "NG는 '좋지 않다'(Not Good)는 뜻이지 네가 틀렸다는 게 아니다"고 말씀해주셨고, 곽도원 아빠는 '자연스러운 게 정말 힘들어'라면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위로를 해 주셨어요. '나홍진 감독 말 어렵게 하지' 하면서 경험담도 이야기해 주시고. 정말 저를 배우로 대해주신 것 같아요. 나이가 어리다고 맞춰서 쉽게 이야기를 해주신 게 아니라 성인배우 대하듯 해주시면서 '니 생각은 어때'하고 의견도 물어봐 주시고. 그게 참 좋았어요. 도움도 많이 되고요."

마침 '곡성'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연인이 된 곽도원과 장소연에 대해서도 슬쩍 물어봤다. 극중에선 환희의 아빠와 엄마 역할이었던 셈. 김환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중에 뉴스를 보고 진짜 놀랐다"면서 "현장에서 잘 챙겨주시긴 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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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희와 곽도원 / 사진='곡성' 스틸컷


캐스팅은 몇 달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이뤄졌다. 영화에선 사라진, 첫 등장신 대본이 주어졌다. 그 때만 해도 '곡성'이 어떤 영화인지 잘 몰랐다. 캐스팅이 결정된 뒤 시나리오를 받아들고서야 뒤늦게 놀랐다. 오디션 당시 대본만 보고선 '효진이는 발랄한 아이구나' 했는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다른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이해 자체도 쉽지 않았다.

"누가 착한 건지 누가 나쁜 건지 이해도 안 됐어요. 감독님의 설명을 들으면서야 효진이란 역할에 빠져들었고요. 무섭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당연히 해야겠다는 걸 전제로 깔고 이걸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죠.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역할, 해본 적 없는 신이었으니까요."

환희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고민이 컸다. 나홍진 감독이 넌지시 '엑소시스트' 같은 영화를 참고하라고 일러둔 터였다. 어린 딸에게는 쉽지 않은 작품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또한 삶의 절반을 이미 연기자로 살아온 딸에게는 중요한 기회임에 분명했다. 결국 어머니는 딸의 의사를 존중했다. 밤샘 촬영이 있는 날, 남편을 현장에 보내고 새벽기도를 가기도 했다. 환희 어머니는 "영화가 이렇게 잘 돼서, 환희가 사랑받아서 정말 다행"이라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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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환희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김환희 역시 기쁜 마음이다. 너무 무서워 절반은 눈을 가리고 보긴 했지만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던" 영화가 15세관람가를 받아 VIP시사회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영화가 흥행하자 학교 친구들도 잘 봤다는 인사를 전해온다.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라는 극중 대사가 유행어가 된 일도 곱씹을수록 신기하다.

"학교 가면 실감이 나요. 친구들이 보고 나서 '너 대체 왜 그랬어', '가까이 오지 마' 장난으로 그러기도 해요. 같은 학교 다니지만 잘 모르는 친구들이 와서 '너 정말 연기 잘봤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뿌듯하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게 저로서는 하나하나 인정받는 느낌이라 뿌듯해요. '뭣이 중헌지' 이게 널리 쓰이더라고요. '무한도전'을 보는데 '뭣이 중헌지 아는 박명수' 이런 자막이 떴어요. 제 대사가 유행어가 된 거잖아요. 진짜 기분이 좋았어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역할에 쏙 녹아들여 연기하던 공효진처럼 자연스럽고 맛깔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김환희는 '곡성'을 "진짜 연기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서 연기를 시작했지만 이걸 내가 계속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이런 고민은 안 해봤어요. 당연히 제가 계속 가야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나이가 드니 새로운 시도도 하게되고 점점 더 재밌어져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제가 선한 일을 하면 다른 사람도 선한 일을 하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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