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김환희 "아역배우가 아닌 배우로 첫 작품"(인터뷰①)

영화 '곡성'의 어린 주역 김환희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5.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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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환희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에 출연한 2002년생 배우 김환희. 영화를 본 다음부터 정말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밝게 웃는 무대인사 사진을 접한 적은 있었지만, 이미 촬영이 끝난 지 1년하고도 몇 달이 훨씬 흐른 때지만, 내심 걱정이 됐다. 영화를 봤을 때도 그랬다. 배려하고 신경썼다는 감독의 이야기가 곧이 들리지 않았다.

'곡성'은 첩첩 산으로 둘러싸인 전라도의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끔찍한 이야기다. 낯선 일본인이 들어온 뒤 정신줄을 놓은 사람들이 벌이는 흉측한 살인사건이 자꾸 벌어지고, 경찰 종구(곽도원 분)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효진에게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는 걸 보고 그만 눈이 뒤집힌다. 병원도 가고 굿도 하고 외지인을 찾아가 해코지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를 찾으며 앙앙 울다가도 입에 주워담지 못할 저주를 내뱉고, 뒤틀린 몸으로 울부짖는다. 더한 것도 있다. 글자 그대로 뜨거운 열연이었다.


김환희가 그 효진이었다. 나는 아마 그녀가 괜찮다는 걸 기어코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파란 티셔츠에 발랄한 반바지를 입은 소녀의 반짝반짝한 눈과 마주치는 순간 잠시 할 말을 잊었던 것 같다. 마주하자마자 대뜸 영화 잘 봤다고, 그런데 괜찮냐고 물었다. 영화를 찍던 2년 전부터 이미 '아역배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였던 소녀는 되려 의연했다. 이런 질문을 퍼붓는 사람들을 이전에도 많이 봤다는 듯 "제가 평소에도 씩씩하다"고 생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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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환희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괜찮냐며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괜찮아요. 제가 평소에도 밝고 씩씩해요. 많이 활기차요. 애들이 '좀 가만히 있어' 그러긴 해요."


김환희의 촬영장엔 늘 어머니나 아버지가 함께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환희의 부모님은 틈틈이 딸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나홍진 감독은 장면마다 충분한 시간을 주고 휴식시간도 챙겼다. 어려운 장면엔 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해 최대한 부담을 줄였다. 연기 자체가 힘들긴 했지만 다행히도 "정신적인 후유증은 하나도 없었다"는 게 김환희의 말이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역할이다보니까 더 긴장이 되더라고요. 감독님이 '긴장할 필요 없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또 '너는 아역배우가 아니고 배우야'라는 말을 계속 해 주셨어요. '아 그래, 난 배우야. 여기서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그것이 제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감독님에서 끌어올리시는 힘이 대단했어요. 그래서 굿 장면 같은 것도 찍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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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환희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2차례에 걸친 굿 장면은 강렬하거니와 섬뜩하기까지 하다. 굿이 진행되면서 효진이 몸이 꺾인 채 괴로워하는 장면은 김환희가 가장 어렵게 찍은 장면이기도 했다. 무려 6개월 동안 안무 담당가와 몸동작을 연구하면서 체력을 늘리고 스트레칭을 했다.

"두번째 굿은 이틀치 촬영으로 잡으셨대요. 밤을 새며 몸이 꺾이는 장면을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대기실에서 쉬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힘들면 내일 해도 상관없다고 선택권을 주셨는데, 다음 촬영까지 그 감정을 계속 유지했다가 다시 하는 게 더 힘들 것 같았어요. 오늘 다 해버리겠다고 하고 아버지랑 기도를 하고 나서 다시 촬영했어요. 한 5번 만에 오케이를 받았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가장 성취감이 컸던 신이에요."

안 무서웠냐고 묻자 "제가 한 거라 무섭진 않았다"며 "'저기서 고개를 좀 왼쪽으로 돌리면 더 리얼해 보였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며 안무 선생님과 고민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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