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혹은 연패' 젊어진 LG가 겪는 성장통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5.28 06:30 / 조회 :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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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사진=LG트윈스 제공



분위기에 약하다. 기세를 타면 거침없지만 침체된 흐름을 쉽게 타개하지 못한다. 올 시즌 갑자기 젊어진 LG 트윈스가 성장통을 겪고있다.

LG는 2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3연패를 당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지만 흐름이 영 좋지 않다. 롯데와의 주중 2연전 패배까지 3경기 내내 응집력이 실종된 모습을 노출했다. 산발적인 안타는 나오고 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아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 앉은 모양새다. 연패 직전 10경기서 8승 2패로 질주하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과감하게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바로 지난해까지 주장이었던 이진영을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고 LG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적토마 이병규(9)도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상태다. 개막 후에는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서상우, 정주현 등 1군 경험은 많지 않지만 잠재력이 큰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결단이었다.

장점이 뚜렸했던 만큼 한계도 분명했다. 이천웅과 정주현은 개막 직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활약을 펼쳤지만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었던 만큼 첫 번째 찾아온 고비를 능숙하게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2014년부터 1군 투수들과 부딪혀 온 채은성이 꾸준히 고군분투 중이며 서상우도 지난해 보여줬던 폭발력은 시들해졌다. 캠프와 시즌 초반 활약을 통해 기술적인 잠재력만큼은 분명히 인정받은 이들이지만 경험이 없다보니 베스트 컨디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하우가 부족했다.

현재 LG 선수단의 맏형인 박용택은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업 다운이 심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답을 줄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야 해결된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해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도와주겠다고 옆에서 이런 저런 말을 해줬다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야구를 항상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 말한 적이 있다.

LG는 27일 현재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4월 월간 승률도 5할이었고 5월에도 10승 10패다. 시즌 전에 LG를 최하위권으로 분류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떠올려본다면 결코 나쁜 성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안해보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박용택의 말 대로 업 다운이 심한 '어린' 팀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고꾸라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물론 선수단에 이들을 한 데 엮을 구심점 역할을 할 정신적 지주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지난 2013년 이병규(9)가 시즌 중반 합류해 LG는 기적적인 신바람 돌풍을 일으키며 10년 암흑기를 청산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면 지금은 어린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해 자생력을 길러야 할 때다. 젊어진 LG가 성장통을 극복하고 강팀의 기반을 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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