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 '아가씨'의 숨은 주인공은 문소리.."심금 울린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5.2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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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사진=전형화 기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한국에서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2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아가씨' 기자시사회가 열렸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박쥐' 이후 내놓은 첫 한국영화인데다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니 관심이 컸습니다. 수많은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몰렸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영화를 미리 본 기자들도 상당수 다시 찾았습니다.


칸에선 일본어 자막이 영어와 불어로 돼 있어서 이야기 흐름을 잘 이해 못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다시 제대로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 만큼 일본어 대사 분량이 많고,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칸영화제에는 박찬욱 감독과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김태리 네 주연배우가 같이 찾았습니다. 기자간담회에도 이렇게 참석했죠.

그런데 특별출연이지만 '아가씨'에 숨은 공신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문소리입니다. 문소리는 '아가씨'에서 유산 상속녀인 김민희의 이모로 등장합니다. 조진웅의 부인 역이죠.


문소리는 여성이 탐욕스런 남성에게 어떻게 망가지는지,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탈출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온 몸으로 그려냅니다. 또 다른 주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소리가 있었기에, 김민희가 있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혐이, 여성주의가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아가씨'는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시대상이 읽힙니다. 문소리에게서 여러 모습이 겹쳐지는 걸, 이제 영화를 볼 관객들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문소리와는 함께 꼭 작업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며 "이번 '아가씨'에서 그 소망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화 '만신'에서도 문소리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소리의 연기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면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했구요.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에서 조진웅에게 얼굴을 잡힌 직후 그 모욕감을 참으려 내색하지 않는 연기는 정말 볼 때마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며 웃었습니다.

'아가씨'를 본다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아가씨'는 여성들의 영화입니다. 김민희와 김태리의 동성 사랑 이야기 뿐만이 아닙니다. 문소리와 하녀장으로 등장한 김해숙에서도, 남성 중심 사회에서 희생된 여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세대인 김민희와 김태리의 선택이 도드라집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6월1일 개봉한 뒤 반응이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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