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후 더 활활' 한화, '작전'도 좋지만 '믿음'도 어떨까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5.27 06:05 / 조회 :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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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이 26일 경기가 끝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7-6 진땀승. 한화가 가까스로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그렇지만 승부처에서 던진 작전은 모두 무위로 돌아간 가운데, 오히려 작전 없이 선수들에게 맡긴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이날 한화의 7점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한화 이글스는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7-6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연패를 '3'에서 끊고 12승1무31패를 기록하게 됐다.

8회 대거 5점을 뽑으며 만든 짜릿한 역전승. 하지만 승리의 이면에는 넥센이 실책으로 자멸한 영향이 있었다.

이날 넥센이 4회에만 4점을 뽑으며 4-0 리드를 잡은 가운데, 한화는 6회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2사 후 4번 타자 김태균이 투수 강습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5번 로사리오의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 때 3루까지 갔다. 이어 6번 타자 양성우가 2루수 키를 넘어가는 깨끗한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2-4로 2점 차 추격에 성공한 한화.

이제 타순은 하위 타순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 타자는 7번 하주석. 하주석은 좌중간 안타를 치며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계속된 한화의 기회. 8번 송주호가 나설 차례였으나 한화 벤치는 대타 작전을 썼다. 넥센에서 뛰었던 이성열의 교체 투입.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이성열이 이보근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출루한 것이다. 2사 만루 기회.

다음 타자는 9번 타자 차일목. 그런데 이번에도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차일목을 빼는 대신 이종환을 대타로 내세운 것. 2연속 대타 작전이었다. 그러나 이종환은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공수 교대. 한화의 추격 의지가 꺾이고 만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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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이 삼진으로 돌아선 순간.



결과론이지만 그냥 차일목을 놔뒀다면 어땠을까. 차일목은 3회 유격수 땅볼에 그쳤지만 5회 깨끗한 중전 안타를 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며 상대 투수들의 공을 어느 정도 눈에 익힌 상태였다. 직전 타석에서 안타를 쳐냈기에, 한 번 더 치고 싶은 마음도 강했을 터.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167로 약했지만 만루에서는 타율 0.500(2타수 1안타)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한화 벤치의 선택은 대타였다. 물론 이종환 역시 전날(25일) 경기서 대타로 출전, 9회 중전 안타를 쳐낸 바 있다. 하지만 이종환은 이날 첫 타석을 맞이하는 상황서 차일목보다는 공이 낯설었을 것이다. 또 만루에 대타로서 꼭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을 것이다.

이어 8회 한화의 공격. 여기서 한화는 대거 5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번트 작전이 실패하는 등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선두타자 양성우의 볼넷과 후속 하주석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

다음 타자는 앞서 대타로 나섰던 이성열. 이성열을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희생번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번트 타구가 다소 3루 쪽으로 강하게 갔고, 이를 잡은 김민성이 지체 없이 3루로 뿌려 2루주자 양성우를 아웃시켰다. 이어 조인성도 우익수 플라이 아웃.

아웃카운트 2개에 불이 들어오자 벤치의 작전이 사라졌고, 한화 타자들은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정근우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3-4, 한 점 차로 추격했다. 후속 이용규는 볼넷. 여기서 넥센은 김세현을 올렸다. 김세현은 송광민을 1,2루 사이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채태인이 포구에 실패했고, 재차 공을 1루로 던졌으나 뒤로 빠지고 말았다. 이 사이 2루와 3루주자 모두 홈을 밟았다. 5-4 역전 순간.

이후 한화는 김세현의 폭투와 김태균의 우전 안타를 묶어 7-4까지 달아났다. 결국 김태균의 적시타에 힘입어 한화는 8회 2실점했지만 7-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2사 후 선수단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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