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동성 베드신, 파격과 노출이 다가 아니다②

[★리포트]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6.05.26 11:35 / 조회 : 9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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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가씨' 스틸 컷


"매혹적이십니다."


영화 '아가씨'에서 하정우가 이렇게 칭찬하자 김민희는 남자가 여자의 젖가슴을 만지고 싶을 때 하는 말이 아니냐며 냉소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김민희는 곧 '매혹적이다'라는 말의 참뜻을 알게 된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던 동성 베드신 역시 공개됐다. 베드신은 소문만큼 파격적이었으며 서로를 탐하는 김민희와 김태리에게는 복합적인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가씨'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아가씨, 그를 유혹하려는 백작, 백작과 짜고 하녀가 된 소녀,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계략을 숨기고 히데코(김민희 분)의 대저택에 들어온 하녀 숙희(김태리 분)과 사기꾼 백작(하정우 분)은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긴장감을 높인다.

'아가씨'는 개봉 전부터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신인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하녀 캐릭터 오디션 당시에는 노출 수위 협의 불가라는 조건을 내걸어 더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두 사람이 선보인 동성 베드신은 파격적이었다. '아가씨'는 원작처럼 3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베드신의 수위와 절정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극에 달한다.

영화의 1부에서 히데코는 '온실 속 화초' 모습을 하고 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하기만 한 히데코는 자신을 아기처럼 보살피는 숙희에게 의지하기 시작하고 숙희 역시 백작에게 현혹되는 히데코에게 질투를 느낀다. 백작이 청혼한 밤, 히데코는 옆에 누운 숙희에게 결혼한 뒤 밤에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고, 숙희는 그런 히데코에게 '예습'을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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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가씨' 스틸컷


그러나 2부에서 히데코의 본모습이 밝혀지고 이 베드신은 다시 등장한다. 분명 같은 장면이지만 베드신 수위와 전해져오는 감정은 1부와 전혀 다르다. 입술을 시작으로 곧 전라가 된 두 사람은 애무 수준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한다. 그리고 많은 말들이 오고 간다.

두 사람의 베드신은 사건 전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같은 장면이지만 2부에 나눠 화면의 구성과 시점의 차이로 히데코와 숙희의 감정을 전했다. 장면 역시 클로즈업을 충돌시키고 1인칭 시점을 사용하며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하고 현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주면서 이입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역시 히데코와 숙희의 베드신으로 장식했다.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한 대칭 구도 가운데에서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계급을 뛰어넘어 동등한 사랑의 주체가 된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묘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동성 베드신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두 인물의 정사가 서로 교감을 하고 서로를 배려하려는 모습에 초점을 뒀다. 베드신에 있어서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야 함은 매우 중요하다"며 "뭔가 이들이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그려내기 위해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동성 베드신은 파격적이면서도 매혹적이다. 또한 '아가씨' 역시 베드신 말고도 논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다. 6월 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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