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순간] '꽈당' 로저스, 왜 무리한 태그를 시도했나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5.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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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특유의 다혈질 기질이 경기 내내 로저스를 감쌌다. 로저스를 내고도 한화가 패했다. 그런데 로저스가 지난 시즌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처음으로 30패(11승1무) 고지를 밟았다. 반면, 넥센은 지난 22일 LG전 패배를 딛고, 22승1무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한화 선발은 외국인 에이스 로저스였다. 지난 19일 삼성전 이후 4일 휴식을 취한 뒤 5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한화는 1회부터 넥센 선발 코엘로 공략에 성공, 1점을 선취했다. 1회말 역시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넘긴 로저스. 그러나 2회말 로저스가 자멸했다. 로저스는 2회말 선두타자 대니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1사 후 고종욱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줬다.

1사 2,3루 위기 상황. 다음 타자는 박동원. 로저스는 박동원을 상대로 0-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으나 이후 내리 볼 3개를 던졌다. 풀카운트. 이어 6구째. 박동원이 친 공이 로저스의 앞으로 평범하게 향했다.


이때 3루주자 대니돈은 3루 라인서 가운데까지 와 있었다. 여유있게 런다운으로 잡을 수 있는 상황. 그런데 공을 쥔 로저스가 다소 흥분한 가운데, 대니돈에게 직접 달려들었다. 본인이 태그를 해서 직접 아웃시키겠다는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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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조인성이 홈 플레이트 근처에, 그리고 3루수 송광민이 3루 근처에 떡하니 서 있었다. 조인성에게 토스할 경우, 대니돈이 아웃되면서 1,3루가 되는 상황. 하지만 로저스는 이상하게 흥분한 듯 보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로저스가 직접 태그를 시도하다가 넘어지고 만 것이다. 균형을 잃은 채 자칫 부상까지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 사이 대니돈이 여유 있게 득점에 성공했고, 넥센은 1사 1,3루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플레이 이후 로저스가 주심에게 강하게 태그를 했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까지 로저스 옆에 나와서 거들었으나, 심판진은 요지부동. 로저스는 마운드로 가면서 비디오 판독을 원하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으나 이미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이어진 2사 1,3루 상황에서는 1루주자 박동원이 2루로 뛰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채 투구 하기 전 도루를 내줬다.

급기야 로저스는 3회 보크까지 범했다. 이번엔 다소 느슨한 모습을 보였다. 1사 1루 상황. 1루주자는 박정음. 채태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로저스가 1루 견제를 시도했으나 공이 손에서 빠지고 말았다. 보크였다. 올 시즌 3번째 보크. 이 보크로 박정음은 아무 방해 없이 2루까지 갔다.

로저스는 지난해 10경기에 출전, 75⅔이닝을 뛰면서 보크가 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느 4경기째 3보크를 범하고 있다.

확실히 변했다. 로저스는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서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있는 벤치에 글러브를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 자신에게 매우 화가 난 모습이었으나, 팀 캐미스트리에도 영향을 미칠 만한 행동이었다.

올 시즌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로저스마저 이런저런 모습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다. 한화의 경우, 로저스마저 흔들리면 올 시즌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도 된다. 지금 로저스에게 필요한 건 '평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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