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강정호의 활약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5.24 08:51 / 조회 : 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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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목 부상을 당했던 홈슬라이딩 순간의 강정호./AFPBBNews=뉴스1






지난 주말 경기에서 홈으로 슬라이딩해 들어오다 왼쪽 손목을 다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2일(이하 현지시간)과 23일 경기에서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두 경기에 잇달아 빠진 것 같지만 22일 경기가 비 때문에 노게임이 되면서 재편성된 23일 경기에서 다시 라인업에서 제외됐기에 공식적으로 한 경기에 선발로 빠진 셈이고 그나마 대타로 1타석에 나섰기에 결장은 아닌 셈이 됐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경기 전 베팅연습을 할 때 왼손에 불편을 느낀 것이 문제여서 이날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시켰지만 24일 경기에는 다시 선발로 기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입은 큰 부상으로 인해 뒤늦게 출발한 빅리그 2년차 시즌에서 기대 이상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여준 강정호가 이번 ‘부상’을 빨리 털어버리고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갑자기 당한 손 부상을 제외한다면 지금까지 강정호의 시즌 출발은 소위 ‘2년차 슬럼프’를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고도 남는다. 사실 지난해 강정호의 활약이 워낙 돋보였기에 그가 과연 2년차 징크스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지난해의 성공을 되풀이해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강정호는 끔찍한 다리 부상에서 돌아오는 것이기에 그런 우려가 한결 더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강정호는 126경기에서 467타석에 나서 타격 슬래시라인 0.287/0.355/0.461과 함께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정호의 WAR 수치는 4.0으로 ‘해적선장’ 앤드루 맥커친에 이어 팀내 2위였다. 포스팅 금액을 제외하고 4년간 1,1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던 강정호는 첫 해에 이미 4년 계약 가치 전체를 넘어서는 활약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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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AFPBBNews=뉴스1



그리고 강정호는 남들보다 한 달 이상 늦게 출발한 2년차 시즌에서 맹렬한 기세로 출발하며 부상으로 인해 더욱 우려됐던 2년차 징크스 가능성을 화끈하게 날려버리고 있다. 이제 겨우 13경기에 나섰을 뿐이지만 타격 슬래시라인 0.256/0.326/0.718에 5홈런, 11타점을 올리며 WAR 0.4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초반이기에 타격 슬래시라인 변화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지만 타율과 출루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장타율은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진 것을 알 수 있고 이로 인해 OPS(출루율+장타율)는 1.044에 달한다. 재활기간 동안 근육운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진 강정호의 파워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특히 그는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단 39타수만에 홈런 5개를 뿜어내 홈런 당 타수(AB/HR)가 7.8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약 8타수마다 홈런 하나씩을 친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베이브 루스나 배리 본즈에 범접할 만한 ‘어마무시’한 수치이기에 현실적으로 이 페이스가 시즌 내내 이어지리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강정호의 지금 페이스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알 수 있다.

WAR 수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약 2주 남짓한 기간동안 0.4의 WAR 수치를 쌓은 강정호가 현재의 페이스를 계속 이어간다면 시즌 종료 때는 거의 9.0에 육박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WAR 9.0이라면 리그 MVP급 레벨이다. 강정호가 그런 레벨에 도달할 것이라고 단정하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가 갑자기 지금까지 페이스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현재 다소 낮은 타율이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현재까지 그가 기록 중인 낮은 BABIP(인플레이볼 타율) 때문이다. 23일 경기까지 강정호는 13경기에서 BABIP 0.185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리그 전체에서 2번째로 낮은 수치다. 때린 타구가 안타가 되는 비율이 그 정도로 낮은 것은 그만큼 타격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통 BABIP 수치는 경기와 타석 수가 늘어날수록 리그 평균을 따라가기에 강정호의 경우 그 수치가 올라갈 여지가 많이 있는 셈이다. 참고로 지난해 467타석에서 강정호의 BABIP은 0.344에 달했다. 더구나 강정호는 올해 그처럼 운이 따라주지 않는 가운데서도 지금까지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기에 앞으로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리(98승)를 올리고도 같은 조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00승) 때문에 와일드카드로 밀렸던 피츠버그(24승19패)는 올해도 같은 디비전의 시카고 컵스가 맹렬한 스타트를 끊으면서 다시 한 번 와일드카드를 생각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하지만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8할대 승률(25승6패)로 높이 날던 컵스(29승13패)가 마지막 11게임에선 4승7패로 주춤하면서 땅으로 내려오고 있어 희망이 생겼다. 한때 8.5게임차였던 승차가 5.5게임차로 좁혀지며 추격의 여지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컵스의 전력이 워낙 막강하기에 피츠버그로선 컵스가 슬럼프 기미가 보였을 때 가능한 격차를 좁혀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올 시즌 피츠버그는 팀 타율 0.280으로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총 득점에선 203점으로 세인트루이스(243점)와 시카고 컵스(232점)에 상당한 차로 NL 5위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홈런 부문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43경기에서 39홈런에 그치며 NL에서 11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선 23위에 그치고 있다. 피츠버그 입장에서 돌아온 강정호가 보여주고 있는 경이적인 홈런 파워가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난해 5월22일까지 피츠버그의 성적은 20승22패로 승률 5할선에서 2경기차 아래쪽에 있었는데 올해 5월22일 경기까지 피츠버그는 24승19패를 기록 중이어서 지난해 98승을 올린 것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훨씬 파워가 업그레이드된 강정호의 방망이가 계속 폭발할 경우 컵스를 잡는 것이 결코 꿈만은 아니다.

사실 지난해 피츠버그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강정호의 방망이가 달아오르기 시작했을 때와 비슷하게 일치한다. 지난해 강정호는 기본적으로 4월 한 달간은 별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다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그런데 올해는 4월을 몽땅 건너뛰고 5월초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달아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츠버그 팬들의 기대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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