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父 "아들은 군 입대 고집..美시민권 선서식 불참"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5.23 16:41 / 조회 : 10774
  • 글자크기조절
image
유승준 / 사진=스타뉴스


유승준(미국명 스티브유)의 아버지가 유승준이 병역 거부로 국내 입국 금지를 당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군 입대 약속을 지키겠다고 고집하는 유승준에게 가족을 지키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라고 설득했다는 주장이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유승준이 미국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국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3차 변론에서 유승준의 부친을 증인으로 불러 1시간 17분 가량 신문했다.

이날 부친은 유승준이 지난 2002년 1월께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에 대해 "내 설득이 큰 계기가 됐다"며 "아들(유승준)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계속 군대에 가겠다고 고집했다. 하지만 난 가정의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아들을 계속 설득했다. 미국에 가족들이 있는데 이산가족을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부친은 지난 2001년 10월 23일 예정된 시민권 1차 선서식에 참석하라고 권유했지만, 유승준은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부친은 "평소 아버지 말을 잘 듣던 아들이었는데, 설득에 응해주지 않았다"며 "아버지로서 자존심이 생겨서 이후 아들과 대화가 단절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부친은 예상치 못했던 2차 선서식 참석 통보에 다시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다고 했다.

그는 "그 땐 아들과 직접 얘기하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아 고모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며 "이후론 도저히 설득할 수 없어 교회 목사님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승준은 입대를 앞둔 2002년 1월 18일 2차 선서식에 참석, 시민권을 취득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부친은 유승준의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워낙 규칙적인 생활을 잘하는 아이라 군대에 거부감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유승준이 지난 2001년 허리 디스크 수술 이후 징병 검사를 받았던 정황에 대해선 "군에 입대함으로써 당시 소속감이나 책임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고 했다"며 "징병 검사는 TV를 통해 알았다. 당시 각 방송사 TV만 틀면 나올 정도로 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상당히 시달려왔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친은 "모두 내 욕심이다. 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말에 순종해줬다. 못난 아버지 손에서 살았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욕해도 나에겐 자랑스러운 자식"이라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 법무부에 입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병무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유승준은 2002년 초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한 채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부친은 "사실 죄를 지었으니까 어떤 비난은 올거라고 생각했다"며 "서둘러 입국을 해서 기자회견을 통해 용서를 빌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되리라 가볍게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은 오는 6월 27일 이번 소송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한편 유승준은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LA총영사 측은 14년 전 유승준의 발언을 보도한 MBC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는 등 법적 소송을 대비했다.

유승준이 입국 거부와 관련해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은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례다. 다만 재외동포에게 소송 자격이 있는지는 아직 대법원의 판례가 없다.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