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미블' 유인영 "악역서 사랑받는 역..순화되는 과정"(인터뷰)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윤마리 역 유인영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6.05.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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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인영/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작은 목소리에 수줍은 미소까지. 그동안 숱한 악역을 소화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배우 유인영(32)의 얘기다. 유인영은 케이블채널 tvN '삼총사', SBS '가면', KBS 2TV '오 마이 비너스'까지 악역을 주로 맡았다. 이외에도 유인영이 악역을 연기한 작품은 더 많다.

유인영은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 김성욱)에서 기존과 다른 연기를 펼쳤다. 그는 극 중 윤마리 역을 맡아 두 남자 차지원(이진욱 분)과 민선재(김강우 분)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전에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더욱 악랄해졌던 유인영의 모습은 없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민선재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에 그늘이 드리웠지만 극 초반 발랄한 유인영은 대중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쉼 없이 연기를 해왔기에 현재는 휴식이 좋다는 그는 이진욱과 김강우의 사랑이 다소 짧아 아쉬웠다며 웃었다.


"종영이 아쉽다고 해야 하는데 아직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쉬는 게 아주 즐거운 시기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사랑받는다고 좋아했는데 그게 엄청 짧아서 조금 아쉽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끝나고 생각해보니 점차 순화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가면'에서 악역 느낌이었다면 '오 마이 비너스' 때는 얄미운 느낌이었고 지금 작품에서는 착해지는 단계였던 것 같아요. 그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3.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2TV '태양의 후예' 종영 후 줄곧 1위를 차지하며 막을 내렸다. 유인영은 점차 나아진 시청률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20%를 이미 찍은 상태라 이미 폭주를 막을 순 없고 '태양의 후예'를 보지 않는 분들이 봐주시지 않을까 싶어서 첫 방송에서 6.8%를 예상했어요. 3%를 예상한 배우도 있었죠. 사실 그렇게 낮게 나올 줄 몰랐어요. 해외 로케이션으로 고생하면서 찍고 대본도 재밌어서 아쉬웠는데 '태양의 후예' 끝나고 점점 시청률 올라가고 마지막에 좋게 끝나서 다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유인영은 그동안 작품에서 많은 악행을 저질러왔다. 하지만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선 상황이 역전됐다. 악역 민선재는 차지원뿐만 아니라 윤마리에 갖은 악행을 저지르며 공분을 샀다. 유인영은 당하는 입장이 돼보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답답한 건 없었고 그냥 저는 당해도 크게 당하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당하는 사건들이 워낙 커서 당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그것도 사랑의 이름으로 괴롭히니까 당하는 입장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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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인영/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유인영은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여린 속내를 지니고 있었다. 극 중 윤마리는 민선재의 악행에도 그를 용서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유인영은 실제로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도 용서했을 것 같아요. 이제 다 정리가 됐잖아요. 옛사랑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마리 입장에서 남은 게 선재밖에 없어요. 이제 선재도 다 죗값을 치르고 잘 살려고 착해지려고 하는 상황에서 제가 마음을 주면 평화롭게 살 수 있으니까 용서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리가 지금 상황에서 용서 안 하고 선재 버리면 뭘 하고 살겠어요.(웃음)"

악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던 유인영이지만 그만의 고충이 있었다. 그는 갖고 싶은 건 가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살인도 마다치 않았던 인물을 연기하며 악역 중에서도 더욱 강렬한 악역이 됐다. 정반대의 성격 탓에 그동안 악역을 하며 힘든 점도 많았다.

"악역을 초반에 몇 번 했을 때는 '나는 안 그러니까 소리 질러보고 화내는 게 후련하기도 해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나중 되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괴롭히는 게 딱히 이유가 있어 괴롭히는 게 아니라 하면서도 되게 힘들고 계속 화를 내고 짜증 내는 상태로 가야 하니까 예민해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여전히 대중의 이미지 속 유인영의 이미지는 악역이다. 하지만 유인영은 악역을 여러 번 맡으면서도 지겹다는 인상을 준 적 없었다. 유인영은 악역이라도 다르게 소화하려고 노력했고 그게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잣집이나 악역을 맡을 때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얄미운 악역과 진짜 못된 악역, 안쓰러운 악역으로 바꾸려고 했어요. 비슷한 역이라고 하지만 다양하게 봐주셨던 부분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악역을 했을 때 시청률이 잘 나왔어요. 비슷한 역이 많이 들어오는데 비슷한 역이 계속 들어와서 하다가 사극을 처음 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아서 사극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중간에 한두 편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작품을 해왔던 것 같아요."

이제 막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끝낸 유인영은 변화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유인영은 다부진 표정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악역을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유인영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으로라도 저는 조금씩 끊임없이 변화를 주려고 하는데 낯설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보시는 분들은 제게 익숙한 모습, 예쁜 모습을 원하시는데 저는 그걸 좋아하지 않아요. 커트 머리가 예쁘다고 하시는데 예쁜 모습만 보여줄 순 없잖아요. 캐릭터에 따라 변화를 주고 싶어요. 이게 낯설지 않고 '쟤는 연기나 캐릭터를 위해 진지하게 다가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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